중고거래 시장에서 에스크로 방식 허점을 노린 피싱링크 사기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해외에 서버를 둔 사기꾼들이 카카오톡 등 중고거래 플랫폼 외부채널을 통해 가짜 안전결제 사이트 접속을 유도하며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11일 사기신고 공유사이트 '더치트'에 따르면 1월 기준 중고거래 사기신고 건수가 중고나라 9551건, 번개장터가 2834건, 당근마켓 1002건으로 확인됐다. 중고거래 플랫폼과 함께 맘카페, 중고카페까지 포함하면 월평균 사기신고 건수는 수만건에 달한다.
주로 사기꾼들은 외국에 서버를 두고 가짜 안전거래 사이트를 개설해 접근한다. 허위 물건을 올려 저렴한 가격에 구매자를 유인한 후 구매 의사를 밝히면 '안전거래 사이트' 링크를 보낸다. 중고거래 플랫폼 내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피싱링크를 보내면 필터링이 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 외부채널로 소통하자고 제안한다. 사기꾼들은 카카오톡 프로필에 타인의 가족사진, 아기사진, 웨딩사진을 도용해 거래를 유도한다. 에스크로 방식이라 안전하다 믿고 돈을 입금했는데 물건은 집에 도착하지 않는다. 가짜사이트를 실제 안전결제 사이트와 똑같이 만들어 피해자가 속출하고 있다.
안전거래 사이트는 에스크로 방식을 기반으로 한다. 구매자가 제3기관에 송금한 후 물건을 수령하고 진위 여부를 끝내고 최종 구매결정을 해야 판매자에게 입금되는 방식이다. 계좌이체를 통해 직거래 과정에서 사기 피해가 속출해 도입된 방식인데, 앱 내부에서는 통제 가능하지만 외부에서는 불가능하다는 허점이 있다. 이 같은 사기는 중고거래 플랫폼을 넘어 맘카페, 중고카페 등에서도 자주 발생하고 있다.
지난 5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한 피해자가 “입금 후 수수료 입금을 안 해줬다며 수수료를 포함한 제품가격을 한 번 더 입금하면 기존 입금건은 환불처리 된다고 하며 두 번 입금을 유도한다”면서 “돈세탁 문제가 많아 작은 돈은 환불이 어렵다며 입금금액 50만원 혹은 100만원을 채워야 입금금액 전부 환불이 된다고 또 차액 입금을 요구한다”는 글을 게시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업계는 '안전결제시스템 도입' '직거래 전면폐지' '대면거래 고수' 등 사기 피해에 각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 다만 카카오톡 등 외부채널에서 거래되는 사건에 대해서는 대응할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중고나라 관계자는 “앱 안에서 거래하는 과정에서 피싱링크나 카톡 메시지가 들어오면 인공지능(AI) 엔진이 자동 검출하고 경고 메시지를 보낸다”면서 “고객에게 외부 메신저에서 개인링크를 클릭하지 말고 앱 내 안전결제를 이용하라고 끊임없이 경고하고 있음에도 이런 사건이 지속 발생해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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