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2일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를 주재하고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의 안전성 논란을 일축했다.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전문가 의견을 존중, AZ 접종 방침이 결정됐다고 강조했다. 최근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추세를 억제하기 위한 정부합동 방역점검단도 운영키로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코로나19 백신 수급 계획 등을 포함한 정부의 코로나 대응 전략을 점검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이 '코로나19 대응 특별방역 점검회의'를 주재한 것은 지난해 12월 이후 4개월 만이다.
이날 회의는 코로나19 총력 대응 체계를 구축해 상황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문 대통령이 긴급 소집했다.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권덕철 보건복지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강립 식품의약품안전처장,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백신 접종은 신속성과 안전성을 함께 확보해야 한다”며 AZ 백신의 안전성 논란이 일단락됐다고 강조했다. 과학적 사실에 근거한 전문가 의견을 통해 AZ 접종 방침이 결정됐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백신은 과학이다. K-방역에 대한 높은 평가도 과학 원칙을 철저하게 견지함으로써 얻어진 것”이라면서 “국민들은 과학적인 판단을 믿고 정부 방침에 따라 접종에 적극적으로 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했다.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증가 추세에 대해선 “방역수칙 위반에 대해 무관용 원칙 아래 엄정한 법적 조치를 함으로써 최근 느슨해진 방역 긴장도를 끌어올려야 하겠다”고 주문했다. 지금은 코로나19 확산세를 막는 것이 급선무라며 “여기서 밀리면 민생과 경제에 부담이 생기더라도 거리두기 단계 상향 조치를 하지 않을 수가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합동 방역점검단'을 운영, 확진자 증가세를 주도하는 취약시설을 집중 점검하라고 지시했다. 취약시설별로 소관 부처 장관이 직접 '방역책임관'이 돼 관리의 책임성을 높이라는 뜻이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등 재·보궐선거로 새로 취임한 지방자치단체장과도 협력하라고 덧붙였다.
숨은 감염자를 찾아내기 위해 지방자치단체와 검사 대상을 최대한 확대하라고도 했다. 문 대통령은 “무증상과 경증 감염자들도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검사체계를 개편하고 다양한 검사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주기 바란다”고 했다. 특히 “지금 주로 하는 유전자 증폭 검사에 비해 정확도와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한계에 충분히 유의하면서 정밀검사 이전의 보조적인 검사 방법으로 활용한다면, 의심 신고 대상이 아닌 숨은 코로나 감염자를 더 빠르고 손쉽게 찾아내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문 대통령은 백신 수급과 관련해 “우리나라는 다방면의 노력과 대비책으로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을 현저히 낮추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국내에 노바백스 등 백신 생산 기반을 확보한 것이 백신 수급의 불확실성 타개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판단했다.
다만 남은 불확실성을 해소하고 더 빠른 접종을 위해 백신 물량의 추가 확보와 신속한 도입에 행정적·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하라고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범부처 협업체계를 본격 가동해 추가 생산, 추가 구매, 조기 공급 등 모든 방안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면역 효과와 안정성이 확인되는 다른 종류의 백신 도입도 적극적으로 검토해 만에 하나 생길 수 있는 상황까지 선제적으로 대비해 주기 바란다”면서 “11월 집단 면역이라는 애초의 목표 달성은 물론 달성 시기를 목표보다 앞당기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변이 바이러스용 개량 백신과 내년 이후의 백신 확보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4개월만에 코로나 대응 점검회의 주재...장관들 '방역책임자' 돼 취약시설 점검 지시
-
안영국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