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자산관리 핀테크 기업 뱅크샐러드에 250억원의 지분 투자를 결정했다. KT는 자산관리서비스 대표 주자 뱅크샐러드와 함께 협력 진용을 갖춰 데이터 기반 금융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뱅크샐러드는 이번 투자 유치로 시장 점유율 확대와 마이데이터 산업 선점에 역량을 총동원한다는 방침이다.
14일 KT는 뱅크샐러드가 추진하는 1000억원 규모의 시리즈D 투자에 약 250억원 투자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본지 2월 5일자 1면 참조>
KT 관계자는 “KT는 사업 경쟁력 강화 및 전략적 협력 제고를 위해 뱅크샐러드에 약 25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뱅크샐러드의 투자 유치 규모는 이보다 앞선 2019년의 시리즈C인 450억원보다 갑절 이상이다.
기업가치도 3년 만에 두 배로 뛰었다. 시리즈C 투자에선 기업가치를 3000억원으로 추산했지만 이번엔 기업가치를 6000억원으로 인정받았다.
KT는 뱅크샐러드 지분 인수 등 금융 분야 투자에 광폭의 행보를 보이며 데이터 파이낸스 구축에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KT의 핀테크 업체 투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의지로도 해석된다.
KT는 보유한 통신 데이터를 기반으로 핀테크 업체의 비금융정보 등을 활용, 다양한 금융 데이터 사업을 펼칠 수 있는 초석을 마련했다.
KT는 뱅크샐러드 투자로 마이데이터를 비롯해 빅데이터 서비스·분석 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뱅크샐러드가 확보한 금융상품 데이터, 개인 맞춤형 데이터, 데이터 분석 기술 등을 KT가 보유한 유동인구·상권 등 빅데이터와 KT 빅데이터 플랫폼에 결합·접목해서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지분을 투자한 뱅크샐러드와 KT 금융계열사인 비씨카드, 케이뱅크 간 협업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케이뱅크는 예금, 대출 정보 등을 보유했고 비씨카드는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에 강점이 있다. 뱅크샐러드와 데이터 협력을 통해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는 이유다. KT그룹 빅데이터 전문기업 KT넥스알과의 협업도 가능하다.
구현모 KT 대표는 최근 탈통신 선언 이후 지속 가능한 성장 동력으로 인수합병(M&A)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구 대표는 기존 통신 사업 틀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변모하겠다며 구조 개편을 예고한 바 있다.
뱅크샐러드는 이번 투자 자금을 바탕으로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마이데이터 사업을 확대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금융위원회로부터 마이데이터 본허가 라이선스를 따낸 바 있다.
양사는 2015년부터 KT의 모바일 전자지갑 서비스 '클립'을 공동 개발하는 등 업무 협력을 이어 왔다.
실제로 뱅크샐러드는 창업 초기부터 수천 종의 카드와 혜택을 정리해 금액 단위로 계산, 비교할 수 있는 추천 서비스 기술을 선제 구축한 바 있다. 해당 기술을 바탕으로 KT와 데이터 제공 및 분석을 협업하는 경험을 쌓았다.
뱅크샐러드는 국내 최초로 데이터 기반 개인 맞춤 자산관리를 선보였다. 은행, 카드, 보험 등 개인 금융자산을 한데 모아 주는 가계부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을 통해 고객 성향에 맞는 금융상품을 추천하는 등 국내 온라인 개인자산관리(PFM)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 박종진기자 trut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