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대행 스타트업 스파이더크래프트(대표 유현철·문지영)는 최근 신한은행과 협업으로 소속 라이더 전용 체크카드를 출시했다. 주유소, 편의점, 커피숍 등 라이더들이 주로 많이 소비하는 장소에서 혜택이 집중되도록 설계한 전용 카드다. 통신비 할인 혜택도 담았다.
카드와 연결되는 통장 개설도 수월하게 했다. 스파이더 라이더만을 위한 전용 페이지를 통해, 비대면으로 카드와 통장을 손쉽게 만들도록 했다. 3분이면 카드 발급 신청에서 통장 개설까지 끝낼 수 있다는 게 스파이더 측 설명이다.
배달대행 업계에서 라이더 전용 체크카드가 발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달대행 플랫폼 간 이동이 자유로운 라이더 직원 특성상, 특정 플랫폼 브랜드 아이덴티티(BI)가 새겨진 카드가 호응을 얻긴 힘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또 카드 발급 자체가 어려운 저신용·저소득 라이더 수가 많다는 것도 원인이다.
카드 출시 이후 스파이더 라이더들은 평소 즐겨 찾는 주유소, 편의점에서 쇼핑의 새로운 경험을 맛보고 있다. 스파이더를 상징하는 캐릭터 '영배' 모습의 카드 디자인도 인기다.
스파이더는 라이더들의 만족도가 높은 만큼 카드 출시를 기점으로 라이더 제도권 금융 편입을 가속화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과 협력 범위를 지속적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문지영 스파이더 공동대표는 “스파이더에 대한 로열티를 강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라이더라는 직업에 대한 자긍심이 높아지도록 다양한 정책과 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스파이더는 그동안 라이더 친화 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쳐왔다. 라이더 출신 유현철 공동대표가 정책 설계에서 실행까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유 공동대표는 지난 10여년간 배달대행 업계에서 몸담아왔다. 라이더들의 고충을 꿰뚫고 있다. 이 같은 경험을 바탕으로 라이더를 위한 후생복지 프로그램 '스파이더팸버스' 도입을 준비 중이다. 스파이더팸버스는 단가가 높은 주문 건을 라이더에게 배정하고,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납세업무 등과 관련한 혜택을 주는 서비스다.
라이더 업무 편의성 향상에도 힘쓰고 있다. 올해 초 자율주행 스타트업 '포티투닷(42dot)', 내비게이션 기업 '아이나비시스템즈'과 손잡고 라이더 전용 라스트마일 지도 개발에 나섰다.
유 공동대표는 “라이더들이 자신의 직업에서 비전을 찾을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사회적으로도 인정받을 수 있는 전문직으로 양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스파이더는 지난해 2월 설립해 같은해 8월 배달대행 플랫폼 '영웅배송 스파이더(SPIDOR)'를 출시했다. 현재 전국 300여곳 이상에 배달지사를 구축하는 등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