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가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재정운용전략위원회를 통해 재정지출 방향을 논의한다.
최근 코로나19 대응으로 재정지출 폭이 커지는 등 재정지속 가능성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지출 효율화 작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기획재정부는 2차관을 위원장으로 하는 재전운용전략위원회를 출범하고 재정 운용 전략·혁신방안을 협의·조정할 방침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재정운용에 있어 지출구조조정 방향을 비롯해 제도 개선방안 전반에 대해 민간전문가와 함께 논의하는 정책 오픈플랫폼 차원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당국은 위원회 설립 및 운영 근거를 담은 시행령 개정안을 15일 차관회의에 상정했다.
이미 기재부는 지난달 재정운용전략위원회는 한 차례 사전 협의회를 개최했다. 이번달 중으로 위원회를 다시 개최, 재정운용방안에 대한 논의를 본격화한다.
우선 위원회에서는 코로나19 이후 경제정상화를 대비해 재정 지출 방향을 재수립할 계획이다. 정부 관계자는 “코로나19 등 긴급 상황에서 확대된 재정 역할을 감염병 확산 이전으로 재정비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도 우리나라 재정전망에 대해 다소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IMF 재정모니터에 따르면 올해부터 2026년까지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일반정부 부채 비율은 53.2%에서 69.7%로 16.5%포인트(P) 높아질 전망이다.
국제적으로도 내년부터 재정지출 비중을 줄여 코로나19 사태 발생 이전 재정지출 증가율수준으로 회복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형성돼 있다.
이 밖에 위원회는 △재정수입 확충 △중장기적인 재정전망 △재정 리스크 관리에 대해 정책협의를 진행한다.
다만 정부 재정전략 수립에 있어 관건은 코로나19 종식에 따른 경기 정상화 시점이다.
코로나19가 장기화할 경우 소상공인 등 시장 피해를 상쇄하기 위한 재정의 적극적 역할이 요구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일례로 정부가 추진 중인 손실보상 법제화는 대규모 재정수요 변화에 대응해야 하는 만큼 전향적으로 다뤄야 할 과제다. 손실보상제는 코로나19 영업제한 조치로 매출에 타격을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 피해 보상을 위한 제도다.
아울러 지출 효율화를 위해 정부가 지난해 제시한 '한국형 재정준칙' 법제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재정준칙' 도입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4개월째 국회 기획재정위에 계류된 상태다.
재정 준칙은 오는 2025년부터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을 60% 이하, 통합재정수지 비율을 -3% 이하로 관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재정준칙이 인구구조 고령화와 코로나19 등을 대응하는 것에 있어 유연한 대처를 어렵게 한다는 반발이 적지 않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