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쿠팡이츠 가맹점, 음식값 올리고 무료배달로 홍보 '눈총'](https://img.etnews.com/photonews/2104/1405016_20210420164513_078_0001.jpg)
일부 쿠팡이츠 입점 식당주가 무료배달 꼼수를 벌이고 있다. 사실상 배달료를 반영한 음식을 무료배달이라고 알려 소비자 혼란을 야기했다. 쿠팡은 가격책정이 식당주의 고유권한이라 개입할 수 없다는 입장이지만, 매출 수익을 공유하는 만큼 대책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 동교동과 합정동 소재 일부 식당 메뉴가 배달의민족(이하 배민)과 요기요보다 비싸게 책정돼 있다. 다만 배달료를 받는 사업자와 달리 쿠팡이츠는 무료배달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동교동 치킨집에 대해 배민은 주문액 1만900원 이상에 배달팁 1000원을 부과한다. 요기요는 주문액 1만원 이상에 배달료 2000원을 부과한다. 반면 해당 식당은 쿠팡이츠에는 '무료배달(최소주문 1만원)'이라고 광고하고 있다. 2만원 안팎 치킨 한 마리 배달료가 쿠팡이츠는 무료고 배민·요기요는 1000원~2000원이기 때문에 소비자 입장에서는 앱을 두세 개 켜고 비교하지 않는 이상 쿠팡이츠를 선택하게 된다. 그러나 실제 3개사 배달 앱에 올라온 가격을 비교해보니 '기본 후라이드 치킨'이 배민과 요기요는 1만4900원이고 쿠팡이츠는 1만6900원이다. 결국 고객이 지불하는 금액은 배민이 배송료를 추가해도 쿠팡이츠가 1000원 더 비싸다.
이 같은 일은 합정동 오리집에서도 나타났다. '기본 오리요리'가 배민과 요기요에서는 2만6000원인 반면 쿠팡이츠에서는 2만9000원이다. 배민과 요기요는 주문료 2만6000원이상 음식에 대해 배달팁이 각각 1000원과 2000원이 추가 부가된다고 명기했다. 반면 쿠팡이츠에는 '무료배달(최소주문 5,000원)'이라고 광고하며 소비자 관심을 끌고 있다. 쿠팡이츠 무료배달이 3개사중 가장 비싼데 소비자는 빠르고 저렴할 것으로 오인할 수 있다.
마포구 주민은 A씨는 “'무료배달'이라는 문구가 가져다주는 구매전환 효과를 노리는 쿠팡이츠의 꼼수 아니냐”라면서 “배달료를 반영한 음식을 무료배달이라고 속여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쿠팡이츠 관계자는 “음식가격이나 배달료 책정은 전적으로 식당주 영역으로 플랫폼 사업자가 관여할 수 없다”면서 “등록된 수백만 개에 달하는 음식가격 책정에 플랫폼 사업자가 관여하는 것은 물리적으로도 원칙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 공정위로부터 전화나 타사 앱 주문보다 판매가격을 저렴하게 책정하도록 음식점에 강요했다는 이유로 요기요가 수억원 과징금을 부과받은 일이 있었다. 결국 아직까지는 이용자가 꼼꼼히 따져보는 방법밖에는 없다는 설명이다.
쿠팡은 단건 배달 1건에 배달요금 약 6000원 정도 책정하고 있으며, 프로모션으로 배달요금을 약 5000원으로 낮춰 운영하고 있다. 배달요금은 식당주와 소비자가 나눠 부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식당주가 전략적으로 무료배달 서비스를 제공해 배달요금을 전적으로 자체 부담할 수도 있고, 2000~3000원 정도 책정해 소비자와 분담할 수도 있다.
한편 논란이 되는 동교동 치킨집 관계자는 전화주문을 요청하자 “지금 주문이 많이 밀려서 전화주문은 안되니 앱으로 주문해 달라”면서 “메뉴 가격은 앱에 나와 있은 것을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업체가 더 싸고 더 빨리 배달하는 식당을 선호하는 소비자 심리를 이용해 소비자를 기만하고 있다”면서 “플랫폼 사업자 또한 식당과 수익을 나눠 갖는 만큼 배달료와 총 지불금액을 투명하게 공개해 소비자 권익을 보호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