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자동차가 10년 만에 다시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가운데 회생 발판이 될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코란도 e-모션(프로젝트명 E100)' 출시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는 코란도 e-모션 출시를 위해 납품을 거부하고 있는 일부 협력사를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쌍용차 평택공장은 협력사 부품 공급 차질로 23일까지 가동이 중단된 상태다.
코란도 e-모션은 지난해 7월 첫 티저 이미지 공개 후 9개월이 지났지만 계속 출시가 미뤄지고 있다. 애초 쌍용차는 올해 1분기 출시를 목표로 코란도 e-모션 판매를 준비해왔다.
현대차 아이오닉5 등 경쟁 전기차들이 출고를 앞둔 가운데 코란도 e-모션 출시가 더 미뤄질 경우 흥행에 차질이 우려된다. 전기차 구매 핵심 요건인 정부 보조금이 업계 예상보다 빠르게 소진되고 있기 때문이다. 2분기 이후로 신차 출시가 밀리면 지방자치단체에 따라 보조금 소진으로 혜택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
올해 서울 기준 전기 승용차 보조금 민간공고 대수 5067대 가운데 1186대가 출고를 마쳐 보조금을 받았다. 현재 보조금을 받을 수 있는 잔여 대수는 3881대이다. 이미 접수 대수(4399대)는 잔여 대수를 초과했다.
이를 고려해 쌍용차는 부품 공급을 맡은 협력사를 설득해 코란도 e-모션 출시를 최대한 서두를 전망이다. 최근 정용원 쌍용차 관리인은 협력사에 보낸 호소문에서 “E100(코란도 e-모션) 출시가 임박했다”면서 “신차들이 쌍용차 회생 발판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앞서 코란도 e-모션은 올해 초 시험 생산에 돌입한 데 이어 배출가스 인증 등 출시에 필요한 인증을 마쳤다. 양산만을 앞둔 상태다. 코란도 e-모션은 국산 전기차로는 처음 출시되는 준중형급 SUV로 LG에너지솔루션이 공급하는 61.5㎾h 배터리를 탑재해 400㎞ 전후 주행거리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디자인은 기존 코란도 등과 패밀리룩을 이루며 소재 고급화, 에너지 효율 극대화를 추구한다. 패밀리카로 손색없는 거주공간과 활용성을 갖췄고, 경량화와 무게중심 최적화를 위해 알루미늄 후드(엔진룸 덮개)를 적용하는 등 에너지 효율 향상에 집중했다.
다만 코란도 e-모션 외 쌍용차가 올해 하반기 출시를 계획했던 중형 SUV J100(프로젝트명)은 개발이 중단된 상황이다. 쌍용차는 신규 투자자 유치 등 경영 정상화가 이뤄지는 대로 다시 J100 양산을 추진할 방침이다.
쌍용차 관계자는 “첫 전기 SUV는 개발을 모두 마쳤고, 양산을 준비 중인 상황이라고 보면 된다”면서도 “정확한 출시 시점은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