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과 NH농협금융에 이어 신한금융그룹도 그룹 통합 페이먼트 서비스를 선보였다. 빅테크 간편결제 이용대금이 폭발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금융그룹간 시너지를 발휘하고 시장 주도권을 다시 공고히 하기 위한 차원이다. 은행, 카드에 이어 투자, 보험 등 다양한 계열사로 전체 페이먼트 서비스를 확대해 시너지를 꾀하고 빅테크 플랫폼 중심 간편결제 무게중심을 자체 금융 플랫폼으로 이동시키려는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
신한금융그룹은 20일 그룹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 '신한페이(Pay)'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국내 금융지주 중 처음으로 정식 선보인 계열사 통합결제 플랫폼이다.
신한페이는 기존 신한카드 '신한페이판'을 업그레이드했다. 신용·체크카드 결제, 계좌결제, 선불결제 등을 활용해 신한카드의 모든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다.
신한금융은 신한페이 출시에 맞춰 '신한페이 계좌결제' 서비스도 선보였다. 신한은행 계좌 보유 고객은 이 서비스를 이용해 모바일 체크카드를 간편하게 발급받을 수 있다. 모든 신한카드 가맹점에서 실물카드 없이 결제할 수 있다. 은행 계좌가 없어도 별도 결제수단을 제공해 신한페이를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추가할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신한페이 계좌결제 서비스를 신한금융투자, 제주은행, 신한저축은행 계좌 보유 고객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송금, 환전, 해외송금, ATM 출금 등 뱅킹 서비스를 비롯해 쿠폰, 리워드 등 비금융 혜택도 제공할 계획이다.
KB금융그룹과 NH농협금융도 그룹 통합 페이먼트 서비스 개발에 착수했다. 두 금융그룹 모두 연내 새로운 통합 간편결제 서비스를 선보이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KB금융은 연내 국민카드는 물론 손해보험, 저축은행 등 주요 계열사 페이먼트 서비스를 통합 KB페이로 합친 통합 애플리케이션(앱)을 만들기로 했다. 지난달 관련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KB국민카드' 'KB페이' '리브메이트 3.0' 3개 앱을 우선 통합한다.
NH농협금융은 오는 8월 출시를 목표로 금융그룹 통합 페이먼트 서비스인 'NH페이(가칭)'를 개발키로 했다. 기존 농협카드의 '올원페이'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단계적으로 전 계열사와 연동하는 그룹 통합 대표 간편결제 플랫폼으로 성장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금융그룹도 '원큐(1Q)페이'를 전 계열사와 연동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하나은행 계좌와 원큐페이를 연동한 결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처럼 주요 금융그룹이 기존 앱 간편결제를 넘어 그룹 통합 간편결제 플랫폼 서비스를 선보이는 것은 빅테크 중심 간편결제 시장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빅테크 등을 통한 간편결제와 간편송금이 하루 1400만건 이상 발생하고 있다. 이 중 66%인 약 930만건이 빅테크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대규모 자금과 결제·송금 건수가 빅테크 플랫폼 안에서 이뤄진 것이다. 이처럼 개인의 생활 금융 무게중심이 전통 금융사에서 빅테크 플랫폼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것은 기존 금융사에 위기다.
빅테크가 별도 실물카드 없이도 앱 기반으로 간편결제·송금 등 다양한 부가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편의성을 앞세워 사용자를 대거 끌어들인 만큼 전통 금융사도 바뀐 사용자 입맛에 적극 호응하는 변화가 필요해졌다. 은행, 카드, 증권, 보험, 캐피탈 등 여러 금융 계열사를 거느린 만큼 이들과 통합 페이먼트 플랫폼 서비스를 연동해 빅테크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편의성과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배옥진기자 withok@etnews.com
신한금융, 그룹 통합 '신한페이' 출시
-
배옥진 기자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