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전문은행 케이뱅크가 간편결제 협력사에 고객유치 비용을 전가한다는 논란이 일었던 '행운상자' 이벤트를 대폭 축소한다.
하루 최대 당첨금 규모를 기존 10분의 1로 줄이고, 당첨권에 해당하는 '행운상자' 지급 조건도 변경했다. 간편결제 이용에 따른 행운상자 지급을 중단한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오는 23일부터 '행운상자' 이벤트 최고 당첨금을 매일 1명 100만원에서 10만원으로 하향 조정한다. 당첨자 수는 매일 초기화되며, 당첨금액 총 규모는 비공개다. 적용시점 이전에 지급돼 고객이 이미 보유 중인 행운상자에도 동일한 정책이 적용된다.
핀테크 업체로부터 간편결제나 계좌 연결 시 지급되던 행운상자도 지급하지 않기로 했다. △카카오페이 △토스 △페이코 △쿠페이 △SSG페이 △티머니페이 △핀크 △Lpay △핀트 등 주요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케이뱅크 출금 계좌를 통해 계좌결제나 송금, 포인트 충전 서비스를 이용하면 지급되던 현금상자가 중단된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7월 '현금줍줍 행운상자' 이벤트를 개시하며 간편결제 서비스에서 케이뱅크 계좌로 송금하거나 포인트를 충전하는 이용자에게 100% 당첨되는 행운상자를 지급했다. 이용자들이 하루 최대 100만원 당첨 기회를 노리고 '앱테크'를 위해 몰려들며 이벤트 자체는 호응을 얻었다.
그러나 이벤트에 필요한 재원을 사실상 핀테크 업체들에 전가한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케이뱅크가 계좌연동을 해주는 핀테크 기업들에 건당 50원씩 출금 수수료를 받았기 때문에 이벤트 참여자가 늘어날수록 비용 부담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더욱이 이벤트 참여하는 이용자들이 혜택만을 노린 '체리피커' 비중이 높아 핀테크 업체들 입장에서는 이벤트 참여에 대한 효과도 크게 누리기 어려웠다.
이벤트로 인한 케이뱅크 거래량이 늘어나자 핀테크 업체들은 케이뱅크 송금·충전 서비스 횟수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네이버페이는 충전·송금 서비스를 일시 중단했고 카카오페이는 송금 월 10회와 충전 월 30회, SK페이는 충전 하루 3회로 이용 횟수를 제한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이벤트를 시행했던 서비스 초창기에 비해 현재는 케이뱅크도 자체 볼륨과 고객 수가 많이 늘어났고, 이에 따라 당첨금 조정 등을 통해 이벤트 성격도 바뀌게 된 것”이라며 “과거 이벤트 역시 일부 이용자의 어뷰징이 문제였을 뿐, 간편결제 협력업체에 비용을 전가한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형두기자 dud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