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H가 올해로 30주년이다. 1992년 PC통신인 하이텔 서비스로 시작해 2012년에는 T커머스인 K쇼핑을 개국하며 데이터 커머스 시대를 열었다.
KTH는 올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 지난해 서비스를 시작한 멀티채널네트워크(MCN) 서비스를 올해 3분기까지 IPTV 및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까지 확대한다. 동영상 서비스인 'K플레이'를 쇼핑 애플리케이션(앱)에 추가해 쇼핑 고객에게 다양한 추가 서비스를 제공한다. 7월에는 KT엠하우스와 합병도 예정돼 있다. 3월 취임 후 새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정기호 KTH 대표를 만나 KTH의 새로운 30년 각오를 들어봤다.
대담=김승규 벤처유통부장
-T커머스가 이제는 커머스의 한 축으로 올라섰다. 가파른 상승세다. T커머스의 전망 및 산업 트렌드를 어떻게 보는지.
▲지난 2012년 K쇼핑의 개국과 함께 시작된 T커머스 시장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활성화돼 지난해 시장 규모는 5조4000억원대로 6년 새 22배 가까이 급성장하며 외형 성장을 이루는 등 최근 정체기에 들어선 TV홈쇼핑의 성장세를 앞지르고 있다.
데이터 방송으로 시작한 T커머스는 비록 실시간 방송은 아니지만 양방향이라는 강점이 있다. 일방향적인 TV홈쇼핑보다는 고객이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상품을 직접 찾아볼 수 있어 확장성이 뛰어나다. 양방향성이 강점인 T커머스의 지속적인 성장은 물론 TV, 모바일 등 하나의 플랫폼에 국한되지 않고 미디어를 넘나드는 커머스 시장이 형성될 수도 있을 것이다.
-T커머스 가운데 지난해 영업이익 기준으론 3위다. 꾸준히 1등을 유지해오다가 성적이 떨어졌다. 원인과 추후 대응법이 있다면.
▲매년 T커머스 시장이 확대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본다면 함께 시장을 키워나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퍼스트보다는 베스트가 돼야 한다. K쇼핑은 단기적인 매출 경쟁보다는 본원적인 경쟁력인 상품과 방송 역량 강화, 모바일 차별화 전략, 주요 플랫폼 채널 경쟁력 개선, 그룹 브랜드 활용 등을 통해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의사결정도 투명하게 공개해 조직원들과 경영 방향을 공유할 생각이다.
장기적으로 T커머스라는 프레임에서 벗어나 전체 미디어·유통시장 관점에서 패러다임 선도해나갈 수 있는 역량 집중하겠다.
-디지털 홈쇼핑 방송으로써 K쇼핑만의 강점과 특화전략을 소개해달라.
▲K쇼핑은 지난해 양방향 커머스의 강점을 살려 다양한 상품과 영상을 제공하는 TV 멀티 채널 네트워크(MCN) 서비스를 선보였다. TV MCN은 관심사 기반 전문 큐레이션 숍이다. 분야별 크리에이터, 전문가 큐레이션을 통해 상품 신뢰성 및 콘텐츠 차별화를 확보하고 있다.
현재 TV MCN에는 모바일 라이브의 다양한 상품과 재미있는 판매 영상을 TV 시청자들이 접할 수 있다. 기존 홈쇼핑이 1시간 1개의 상품으로 24시간을 운영하는데 비해 디지털 홈쇼핑인 K쇼핑에서는 850여개의 다채로운 상품과 530개에 달하는 영상을 제공해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30년간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커머스 기업으로서의 쌓아온 경쟁력이 큰 차별화 포인트다. ICT 인력이 전체 인력의 40%가량으로 200여명이다. IT 이해도가 전반적으로 높아 커머스와 ICT가 결합된 차별화 서비스 추진에 유리하다.
ICT 기술력을 바탕으로 2019년 12월 업계 최초로 통합 IT 인프라 환경인 '차세대 시스템'을 구축했다. 보다 안정적인 IT 인프라를 확보하고 상품 소싱부터 방송 송출, 배송까지의 진행상태를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등 사업운영 역량을 강화해 서비스 품질을 높이고 있다.
이러한 기술력 기반으로 고객들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켜 TV, 모바일 등 미디어를 넘나드는 차세대 홈쇼핑으로 지속 발전할 계획이다.
-지난해 야심차게 MCN을 론칭했다. 아직 올레tv에서만 서비스하고 있는데, 확대는 언제쯤 가능한지.
▲K쇼핑 TV MCN 서비스는 지난해 9월 가장 많은 시청가구를 확보한 올레tv와 스카이라이프에 우선 적용해 론칭했다. 그 외 주요 TV 플랫폼에는 올해 3월까지 서비스를 도입할 계획이었으나 각 플랫폼사들의 서비스 업데이트 일정에 따라 서비스 도입 시기가 변경됐다.
올해 3분기까지 IPTV(SK Btv, LG U+TV) 및 티브로드, 딜라이브 등 주요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까지 TV MCN 서비스 확대될 계획이다.
-MCN 서비스에 실시간 방송 등 다양한 콘텐츠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서비스 발전 계획은.
▲최근 네이버 등 포털과 온라인 커머스 사업자들은 물론이고 오프라인 백화점, 마트까지도 실시간 방송을 통해 고객을 만나고 상품을 판매하는 등 라이브커머스는 현재 모든 커머스 사업자들에게 가장 주요한 관심 사항이다.
K쇼핑은 TV MCN 실시간 방송을 활용해 지자체 특산물과 우수 중소기업의 상품들을 판매해 나갈 계획이다. K쇼핑 모바일 라이브에서 실시간 방송한 영상 콘텐츠를 10분 내외로 재가공해 TV MCN '라이브K'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시청자 반응도 좋다. 한 예로 지난 4월 15일 걸그룹 크레용팝 멤버 웨이, 초아가 출연한 '명품뷰티 특별전' 모바일 라이브 방송은 평균 대비 2배 트래픽과 4배의 채팅수를 기록했다. 주문실적도 3배 가까이 나왔다. 해당 콘텐츠를 TV MCN을 통해 다시 시청할 수 있도록 해 일회성에 그치는 생방송의 한계를 없애고 TV 시청자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도 제공한다.
-최근 론칭한 'K플레이'는 별도 앱이 아닌 쇼핑 앱 속에 포함됐는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성장시킬 계획은 없는지.
▲지난 3월 K쇼핑 모바일앱에 오픈한 'K플레이'는 기존의 OTT 서비스 유형과 달리 별도의 앱 설치나 멤버십 결제 없이 K쇼핑 고객을 대상으로 제공되는 혜택 차원의 서비스다.
KTH가 2000년대 초부터 보유한 콘텐츠 유통 역량을 모바일 커머스와 결합해 K쇼핑 앱에서 영화, 시리즈 등 영상 콘텐츠를 제공한다. 이는 K쇼핑의 고객가치를 한층 높여 신규 및 충성고객을 확보하는 노력의 일환이다.
향후 K플레이를 통해 K쇼핑 모바일 라이브, TV MCN 서비스와 연계를 통해 셀럽, 크리에이터,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정보·예능 영상 등 콘텐츠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K쇼핑이 모바일향 콘텐츠 커머스 플랫폼으로 나아가기 위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KT엠하우스 합병 진척 상황은. 어떤 시너지를 낼 수 있는가.
▲7월 성공적인 합병법인 출범을 위해 통합 조직 및 제도, 복리후생 체계를 정비하는 등 전방위적으로 면밀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합병 관련 재승인 심사도 모두 마쳤다.
KT엠하우스는 모바일 쿠폰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양사가 보유한 ICT인프라, 기술역량, 솔루션 사업을 토대로 유통채널 및 상품 경쟁력을 확대한다. 7월 오픈하는 '우선샵'이라는 프리미엄 브랜드 D2C 몰을 중심으로 디지털 쿠폰뿐만 아니라 실물 선물수요도 공략한다. 나아가 모바일 중심 신사업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사업 확장을 추진하며 통합 커머스 플랫폼으로 발전해 나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업계에서 디지털마케팅 전문가로 손꼽힌다. 커머스 사업은 처음이다. 어떻게 K쇼핑을 이끌 계획인지.
▲KT는 통신기업에서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8대 성장사업을 선정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그룹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러한 청사진 아래 8대 성장사업 가운데 하나인 커머스 사업 성장을 위해 그룹 내 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는 KTH와 KT엠하우스를 합병하는 것이다.
KTH, 나스미디어 대표 겸임을 통해 나스미디어 및 자회사 플레이디와 상품판로 연계, 마케팅 역량 강화 등 각 사별 커머스 역량을 집중한다. KTH는 상품 유통이, 나스미디어는 광고 유통이 전문이다. 커머스와 광고는 떼어놓을 수 없는 관계다. 나스미디어도 광고 관련된 기술을 확장하기 위해 관련 업체 인수도 준비 중이다.
KT엠하우스 합병, 나스미디어 카테고리화 등 시너지를 통해 디지털 커머스 기업으로 도약할 계획이다.
◇정기호 KTH 대표는…
정기호 대표는 1960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건주립대 MBA를 마쳤다.
1995년 국내 최초 온라인 광고대행사 키노피아를 설립했다. 2000년에는 나스미디어를 설립, 2008년부터 KT그룹에 편입돼 20여년간 CEO를 역임했다. 지난 2013년에 나스미디어를 코스닥 시장에 상장시켰고 2016년에는 검색광고대행사 플레이디(옛 엔서치마케팅)를 KT와 함께 공동 인수했다. 올해 3월 30일 KTH 대표이사로 선임됐다.
'퍼스트보다 베스트'가 되는 게 그의 경영철학이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그는 주말 사무실에서 일주일 동안 있었던 일과 다음주에 할 일들을 떠올리며 사색을 즐긴다.
골프도 술도 잘하지 못하지만 그런 취미 대신 고객에 대한 서비스 경쟁력을 끌어올리기 위한 시간에 투자한다. 나스미디어 대표를 겸임하며 KTH를 KT그룹 커머스 전문기업으로 성장시켜나갈 청사진을 항상 구상 중이다.
정리=김정희기자 jhaki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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