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트]김도형 바이오크래프트 대표 "토종 효모로 수제 맥주 시장 도전"

[인사이트]김도형 바이오크래프트 대표 "토종 효모로 수제 맥주 시장 도전"

“토종 효모는 품질, 가격 측면에서 수입 제품 대비 경쟁력이 우수합니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핵심 원재료인 효모의 수요도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양조 효모 시장 규모는 약 500억원으로 맥주 시장 성장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 하지만 효모 시장 규모가 점차 커지고 있는 것에 반해 필요한 효모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대기업 맥주 제조사는 직접 효모를 배양해 맥주 제조에 사용하지만 중소 양조장은 해외 2~3개사가 생산하는 효모를 수입하고 있다. 사실상 독과점 시장이다.

김도형 바이오크래프트 대표는 효모 국산화 꿈을 안고 지난 1월 창업했다.

사명 'BIOCRAFT'는 바이오(BIO) 전공자가 독자 기술(CRAFT)로 수제맥주 산업 성장에 기여하겠다는 의지를 반영했다. 현재 맥주 효모를 직접 분리해 생산하는 기업은 바이오크래프트가 유일하다.

김 대표는 한국이 맥주 효모 불모의 땅이나 다름 없지만 한편으로 기회의 땅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국산 효모가 가격, 품질 측면에서 앞서기 때문에 충분히 해외 제품을 넘어설 수 있다고 자신했다. 유통 과정이 길고 운송비로 인해 제품 가격이 30%가량 상승하는 수입 효모의 약점을 파고들었다.

김 대표는 “수입 효모가 한국에 들어가는데 보통 2주 이상 소요된다”면서 “이 기간동안 효모 품질을 결정짓는 미생물 활성이 떨어지기 때문에 최상의 품질이라고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인사이트]김도형 바이오크래프트 대표 "토종 효모로 수제 맥주 시장 도전"

그러면서 “바이오크래프트는 사용일 7일 이전에 주문을 받으면 사용일 하루 전날 활성 95% 이상 효모를 배송한다”면서 “가격 또한 수입 효모 대비 70% 수준으로 가격·품질 측면에서 양조장에 훨씬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바이오크래프트 강점은 품질 좋은 효모를 선별해 생산하는 기술력이다. 생물공학자인 김 대표를 비롯해 발효공학자, 양조사 등이 창업에 동참했다. 누룩이나 과일로부터 직접 효모를 분리하고 알코올 발효능과 향미가 우수한 좋은 효모를 추려내는 모든 작업을 이들이 직접 한다. 그 결과 현재 16종 토종 액상 효모를 출시했고 양조 효모는 100여종 이상 확보했다.

김 대표는 양조장과 접점을 넓히기 위해 다양한 시도에 나서고 있다. 맥주 효모 레시피를 발굴해 양조장에 제안하거나 양조장에서 생산한 완제품의 알코올 농도, 색(SRM), 쓴 맛(IBU), 당·산 등 주요 성분을 분석하는 서비스가 대표적이다.

김 대표는 “맥주의 맛과 향에는 효모가 영향을 미치고 다양한 효모를 배합하면 다양한 맛을 섞여 나온다”면서 “어떤 효모가 어떤 맛을 내는지, 효모 조합에 따라 어떤 맛이 어떻게 바뀌는지 등을 고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게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일종의 효모 레시피를 우리가 직접 알려주는 것”이라면서 “새로운 맥주 맛을 찾는 양조장의 주문이 늘어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올해 맥주 효모 시장의 10%, 3년 내 30%를 점유하는 것이 목표”라면서 “품질 좋은 우리 효모가 맥주 맛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고객 양조장이 점차 알아주고 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국내 양조장과 함께 성장하는 기업이 되고 싶다”고 덧붙였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