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가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배터리 분리막 사업 비전과 전략을 밝혔다. 유럽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현지공장 생산능력을 키워 시장 선두 지위를 굳히겠다는 각오다.
노재석 SKIET 대표는 22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며 “IPO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사업 경쟁력을 높여 전기차 산업 생태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SKIET의 총 공모주식수는 2139만주, 1주당 희망공모가 범위는 7만8000원부터 10만5000원이다. 오는 23일까지 이틀간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해 공모가를 확정한다. 이후 28일, 29일 일반 투자자를 대상으로 청약을 실시할 예정이다. 상장 예정 시기는 다음달 중순이다. 대표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며, 공동 주관은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담당한다.
SKIET는 습식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을 선도하며 높은 수익성을 내고 있다. 지난해 매출액은 4693억원으로 전년 대비 78.4% 증가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약 1252억원, 882억원으로 전년보다 각각 55.4%, 38.4% 증가했다. 지난해 전기차용 습식 분리막 판매량은 2018년 대비 490% 성장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티어1 분리막 시장은 테슬라, 폭스바겐, 포드, 현대기아차 등 선두권 기업들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이다.

SKIET는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와 거래를 확대하고 있다. 정보기술(IT) 기기용 분리막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전동공구, IT 제품 등 수익성이 높은 분야에서 확고한 입지를 확보하고 있다.
SKIET는 전기차 주요 시장인 유럽에 3·4공장을 건설하는 등 선제적 공장 증설로 해외에 대규모 생산거점을 구축해 시장 지배력 강화에 힘쓰고 있다. SKIET가 현재 확보한 생산능력은 10억4000만㎡에 이른다. 연간 전기차 100만대에 쓸 수 있는 규모다. 2024년 생산능력은 27억3000만㎡로 늘어난다.
SKIET는 2007년 세계 최초 축차연신 기술을 도입했다. 이후 세계 최초로 5㎛(마이크로미터) 두께 분리막을 개발하는 등 차별적인 기술 경쟁력과 제품 품질을 확보했다. 설비 개선, 운영 노하우 확보 등 지속적인 설비 투자와 공정 기술 향상을 통해 생산성과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향후 전고체 배터리에서 사용될 소재 개발을 준비하고 있다. 또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필수 소재(FCW) 기술 개발을 통해 롤러블, 투명 디스플레이 등 미래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제품 경쟁력을 갖추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김지웅기자 jw0316@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