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건강기능식품 기업이나 신약·화장품 제조기업이 천연물 소재를 찾는 것이 기존에 비해 훨씬 편해진다. 천연물 소재와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천연물 클러스터 중앙은행이 생겼기 때문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원장 김장성)은 천연물 소재 관련 빅데이터를 구축하고 관련 정보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천연물클러스터 중앙은행'을 맡는다고 22일 밝혔다.
'천연물클러스터 중앙은행'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생명연구자원 빅데이터 구축 전략 일환으로 천연물 시장 확대에 발맞춰 천연물 소재와 정보를 체계화하는 천연물클러스터 육성사업을 총괄하는 기구다.
천연물클러스터 중앙은행을 통해 기업들은 추출물 실물 정보에 그치지 않고 유전자, 오믹스와 같은 분석 정보와 서식지·기후 등 환경 정보를 얻을 수 있게 된다.
건기식이나 화장품 소재로 사용할 수 있는 국내 자생식물 1800여종 등 국내외 천연물 소재 정보를 구축, 표준화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기업·대학 등이 국내 식물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나고, 보다 구체적인 정보를 획득하기 쉬워져 제품 개발에 맞춤형 소재를 찾는 수고를 덜어줄 가능성이 커졌다. 기존에도 출연연과 지자체 산하 기관, 대학 등에서 천연물 소재 정보를 쌓고 분양해왔지만 분산돼 있는데다 독립적으로 일하다보니 수요자의 필요를 모두 충족하기란 어려웠다. 양질의 데이터를 얻기도 쉽지 않아 소재 확보 이후에도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었다.
중앙은행은 수요자가 소재 관련 정보 활용이 용이하도록 플랫폼도 구축하기로 했다. 기업이 정보를 얻으려면 비싼 비용을 들여야 하는데다 나고야의정서와 국가별 ABS법 관련 해외자원을 이용하기 위한 사전접근승인에 따른 절차를 거쳐야 한다.
천연물 소재 정보 확산과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 등에게 특화자원을 확보, 성분 분석 정보를 생산·제공하는 거점은행과 원료 대량 재배기관 겸 분석 DB기관인 협력기관을 각각 2곳씩 오는 6월 중 공모를 통해 선정할 계획이다.
중앙은행장을 맡은 오세량 생명연 오창분원장은 “미국 NCI, 호주 내추럴 뱅크 등 해외 선진국에서는 실물 소재와 함께 종합적인 데이터베이스를 기반으로 한 지원체계를 갖추고 있지만 국내는 부처 산하와 지자체 연구소 형태에 머물고 있어 지속직인 지원체계가 미흡하고 분산된 조직 형태에 비연속성 한계를 지니고 있다”며 “천연물클러스터를 통해 관련된 정보를 한 번에 들여다볼 수 있는 체계를 갖추게 될 것이고 내년부터 결과를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청=강우성기자 kws9240@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