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22일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공적 금융지원(ODA)을 전면 중단한다고 밝혔다. 또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해 유엔(UN)에 제출하겠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이날 밤 9시(한국시간) 미국이 주최한 화상 기후정상회의에 참석해 “오늘, 한국 국민들을 대표해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두 가지 약속을 발표하게 돼 매우 기쁘다”며 이 같이 말했다.
이날 회의에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지난 2009년 미국이 중심이 돼 발족한 '에너지 및 기후에 관한 주요 경제국 포럼(MEF)' 17개 회원국과 세계 각 지역의 초청국 23개국 정상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미국과 영국, 중국, 일본 등 MEF 회원국 17개국과 기타 초청국 10개국 정상이 참석한 1세션에서 2050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우리나라의 강화된 기후대응 행동을 주제로 연설했다.
문 대통령은 디지털기술과 전통을 융합한 한국형 서재 스타일로 꾸진 청와대 상춘재 내 화상회의장에서 연설했다. 전통한옥인 상춘재 대청마루를 활용, 최첨단 차세대 디스플레이(T-OLED)를 배치하고 우리의 아름다운 사계절 자연 영상 등을 디지털로 송출했다. 또 최근 법적 분쟁을 끝낸 LG와 SK의 파우치형 전기 배터리와 삼성의 차량용 배터리 모형 등을 배치해 참가국 정상들에게 우리 차세대 배터리를 홍보했다.
문 대통령도 폐플라스틱을 활용한 재생 원단으로 제작된 우리 중소기업 친환경 넥타이를 착용하고 연설을 시작했다. 청와대는 “탄소중립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전달하면서 지속가능한 산업 발전에 노력하는 우리 중소기업의 성과를 보여주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연설을 시작한 문 대통령은 우리 국민이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세우고 세부 시나리오를 준비 중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두 가지 약속을 밝혔다.
우선 '2030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추가 상향해 올해 안에 유엔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지난해, NDC를 기존의 배출전망치 기준에서 2017년 대비 24.4% 감축하겠다는 절대량 기준으로 변경함으로써, 1차 상향한 바 있다”며 “그에 이어 '2050 탄소중립'을 실현하기 위한 의지를 담아 NDC를 추가 상향하고자 한다”고 했다. 정부는 상반기 중 유엔에 상향된 NDC를 제출할 계획이다.
석탄화력발전에 대해선 억제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전세계적으로도 탄소중립을 위해 석탄화력발전소를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신규 해외 석탄화력발전소에 대한 ODA를 전면 중단하고, 국내외 재생에너지 설비 등에 투자하도록 하는 녹색금융의 확대를 적극 추진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부 출범 후 국내 신규 석탄화력발전소 건설 허가 전면 중단,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조기 폐지했다고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대신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 발전을 빠르게 늘리고 있다”고 부연했다.
다만 석탄화력발전 의존도가 큰 개발도상국 어려움을 감안해 적절한 지원방안도 마련돼야 한다고 내다봤다. 국내적으로도 관련 산업과 기업, 일자리 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다음달 서울에서 열린 '제2차 P4G 정상회의'도 소개했다. 해양쓰레기 씨글래스(폐유리)를 활용한 P4G 공식 라펠 핀을 착용해 홍보했다. 문 대통령은 “회원국들과 시민사회, 산업계를 비롯한 다양한 파트너십이 인류의 탄소중립 비전 실현을 앞당길 것이다. 한국은 개최국으로서 실천 가능한 비전을 만들고, 협력을 강화하는 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겠다”며 많은 참여와 지지를 요청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