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온라인 플랫폼 '무신사'가 명품에 도전장을 내민다. 무신사 주요 타깃 층인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 출생자)가 명품 시장 큰 손으로 떠오르면서 이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2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무신사는 최근 '부티크 무신사' 상표권을 출원하며 올 하반기 명품 시장 진출을 위한 막바지 작업을 진행 중이다. MZ세대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아크네스튜디오나 메종키츠네 등 신 명품부터 전통 브랜드인 루이뷔통, 구찌, 샤넬 등 취급도 고려하고 있다.
무신사는 직매입 방식을 포함해 다양한 방안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일 계획이다. 합리적인 가격대로 명품을 판매하기 위해선 기존 판매처인 백화점, 직영점과는 차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명품 본사와 독점수입 계약을 맺는다면 브랜드 광고비, 매장 운영비 등이 최종 소매가에 포함된다. 반면 병행수입을 통해 매입과 물류, 유통을 관리한다면 판매가를 낮출 수 있다.
병행수입은 해외 상품의 국내 독점 판매권을 가진 업체가 아닌 다른 수입업자가 현지 아웃렛이나 별도 유통 채널로 제품을 직접 구매해 국내에서 판매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수입업자 권리 보호를 위해 금지했지만 수입품 가격 인하를 명분으로 1995년 11월부터 허용했다. 예컨대 현지 아웃렛이나 홀세일러(수출도매상)와 제휴를 맺고 이를 국내에 들여오는 식이다.
하지만 병행수입 명품 판매에 대한 한계도 있다. 위조 상품일 지도 모른다는 소비자들의 불신과 사후관리를 받을 수 없다는 불편함이 있기 때문이다.
무신사는 이러한 단점을 극복할 인프라 구축에 힘을 쏟을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상품 재고 관리를 위한 물류 시스템을 확충할 예정이며 이를 명품 직매입을 위한 물류센터로 활용할 가능성도 있다.
투자 여력도 충분하다. 최근 무신사는 미국 벤처캐피털(VC) 세쿼이아캐피털과 국내 투자회사 IMM인베스트먼트로부터 1300억원을 추가 투자받았다. 무신사는 이번 투자로 약 2조5000억원대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무신사가 명품 시장에 진출하게 된 것은 MZ세대의 구매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실제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작년 명품 매출에서 2030 비중은 50.7%에 달하며 절반을 넘어섰다. 롯데백화점에서도 2030세대의 명품 매출 비중은 46%로 2년 전에 비해 7.1%포인트(P)신장했다.
무신사 관계자는 “MZ세대가 관심 있는 브랜드부터 하반기 명품 사업을 본격화할 것”이라며 “상품 소싱 방식에 대해선 다양한 형태로 열어 놓고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
'부티크 무신사' 상표권 출원 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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