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가 기업공개(IPO)와 아마존 사업 제휴에 속도를 내기 위한 전담 조직을 꾸렸다. 모회사 SK텔레콤의 자회사 상장 전략에 발맞춰 원활한 상장을 위한 필요 요건 정비 등 실무 작업에 착수했다. 그동안 물밑에서 준비해온 아마존과 협업도 막바지 작업에 들어선 분위기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11번가는 올해 초 사내에 'IPO추진팀'을 새롭게 구성했다. 신설된 IPO추진팀은 상장 전략 수립과 상장 요건 사전정비, 외부 기업설명회(IR) 활동, 공모 절차 등 상장 추진에 필요한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상장 완료 후에는 IR·공시 업무를 맡는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들어 모회사의 지배구조 개편과 맞물려 상장 전략이 가시화되면서 순조로운 상장을 위한 전담팀을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당초 2023년으로 예상됐던 11번가 상장 시점도 앞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최근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비통신 자회사의 기업가치 제고의 일환으로 계열사들의 릴레이 상장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상장 일정이 가시화된 원스토어와 ADT캡스에 이어 11번가 상장도 급물살을 탈 전망이다. 11번가는 SK텔레콤이 지분 80.3%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나일홀딩스(H&Q코리아·국민연금)로부터 5000억원 투자를 유치하며 약 3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쿠팡 상장 등으로 국내 e커머스 시장 가치가 높게 평가받는 만큼 IPO 시점도 앞당겨졌다.
여기에 11번가 가치를 더 높일 수 있는 아마존과의 사업 협력도 목전에 뒀다. 11번가는 지난해 아마존과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면서 회사 지분참여 약정을 체결했다. 11번가 IPO 등 한국 시장에서 사업성과에 따라, 일정 조건이 충족되면 아마존은 신주인수권리를 부여받을 수 있다.
현재 11번가는 오는 7월로 예정된 아마존과 협업을 앞두고 내부에 글로벌 제휴 운영 조직을 꾸리고 관련 인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아마존 특가 상품 유치와 프로모션 등을 맡을 상품기획자(MD)뿐 아니라 서비스 전략 수립을 구체화할 정보기술(IT) 기획자 영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11번가가 확보한 아마존 직구 상품을 우체국택배 협업으로 구축한 빠른 배송 인프라를 통해 전달하는 등의 사업 모델이 점쳐진다.
11번가는 아마존 협업뿐 아니라 자체 인수합병(M&A)도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에 따라 내부에서 M&A를 전담하는 성장사업기획팀에 더욱 힘을 싣고 있다. 최근 신세계그룹에 인수된 W컨셉 원매자로도 거론된 적 있는 만큼, 플랫폼 차별화를 위해 패션 등 유망 버티컬 커머스 인수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아마존 제휴와 IPO 등 굵직한 프로젝트를 앞둔 11번가의 행보가 e커머스 업계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얼마나 빨리 덩치를 키우느냐가 증시 입성 시기를 좌우하는 만큼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모회사 SK텔레콤의 전폭적 지원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상장 전담조직 꾸려...실무 전반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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