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이 선호하는 단건배달, 라이더는 '수익성 감소 우려'

고객이 선호하는 단건배달, 라이더는 '수익성 감소 우려'

배달 플랫폼 기업이 소비자와 식당주 호평에 힘입어 단건배달을 확대하고 있지만, 일부 오토바이 라이더가 편법 묶음배달을 고수하고 있어 논란이다. 배달앱 운영사는 라이더 1명이 1건만 수행하는 단건배달은 세계적 트렌드로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반면 배달기사는 수익 감소가 불가피 하다며 묶음배달 효율을 높이는 쪽으로 대안 마련을 원하고 있다.

27일 배달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토바이 라이더 사이에서 복수의 스마트폰 계정을 사용하거나 GPS를 조작해 단건배달하는 척하며 묶음배달을 하는 시도가 늘고 있다.

배달을 주업으로 하는 오토바이 라이더는 단건배달로 배달건수가 줄어 업무효율이 낮아지고 수익도 급감해 선택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배달 플랫폼사가 배달업무 위탁 제한 등 제재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상당수 라이더들이 편법을 써가며 묶음배달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쿠팡이츠가 국내 첫 선을 보인 단건배달은 소비자 입장에서 갓 만들어 낸 음식을 빠르게 받은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재주문율이 높아 식당주도 선호한다. 쿠팡이츠는 단건배달로 지난달 강남3구에서 배달의민족을 밀어내고 업계 1위를 차지했다. 배달의민족은 6월부터 단건배달 서비스 '배민원'을 도입해 쿠팡이츠와 배달서비스 경쟁에 맞불을 놓는다. 단건배달은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음식배달 시장에서도 호평을 받으며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다만 배달대행 업계는 단건배달은 음식품질을 높여 소비자와 식당주의 만족도가 좋아지는 반면 라이더는 수익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라이더와 업계간 상생 모델이 필요하다는 점이다.

김용식 슈퍼히어로 대표는 “인공지능(AI)기술로 빅데이터를 분석해 묶음배송 효율을 극대화하면 배송 품질과 속도 모두 만족시킬 수 있다”면서 “운송수단·숙련도, 교통신호체계·교통혼잡도에 따라 최적의 경로와 오더를 추천해 식당주·소비자도 빠른배송 수혜를 보고 라이더도 소득을 보장받는 것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단건배달은 1인 1건 배달 방식이기 때문에 라이더 수급이 어렵다. 금요일 저녁 등 배달주문이 몰리는 시간대에는 소비자가 음식을 수령하는 웨이팅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음식 자체는 15분 만에 받을 수 있더라도 라이더가 식당에서 출발하는데 1시간 이상 지체될 수 있어 소비자와 식당주도 결국 피해를 보게 된다는 지적이다.

김 대표는 “황금시간대에 주문이 몰리면 단건배달은 1건당 15분씩만 잡아도 10건에 150분이 걸린다”면서 “반면 묶음배달은 이동동선이 같다면 10건을 1시간 안에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일부 라이더의 단건배달 논란에도 불구하고 배달 업계에서 단건배달은 지속 확대하는 양상이다. 최근 배달 앱 시장 후발주자 위메프오는 배달 대행업체를 활용한 일대일 배달 등 다양한 단건배달 모델을 추진하고 있다. 반면 단건배달은 건당 수수료가 묶음배달보다 적기 때문에 플랫폼사업자, 라이더 간 갈등은 지속될 전망이다.

한 라이더는 “단건배달로 시간당 배달건수가 5회에서 3회로 줄어들고 1회 출격당 배달수수료도 15000원에서 9000원으로 감소했다”면서 “그동안 피크타임 때 마다 식당주와 소비자로터 좋은 평가를 받아온 묶음배달 노하우를 써 먹을 수 있는 기회가 계속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