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텍(총장 김무환)은 노준석 기계공학과·화학공학과 교수와 윤관호 박사가 메타물질을 설계할 수 있는 최적화된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을 개발, 온라인으로 무료 배포했다고 28일 밝혔다.
메타물질은 빛을 자유자재로 조절해 모습을 숨기거나 정보를 암호화하고 입체 동영상을 광속으로 전달할 수 있는 물질이다.
연구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은 가격이 비싸고 계산 안정성이 낮은 기존 상용 전자기파 시뮬레이션 소프트웨어(SW) 한계를 극복했다. 최근 수리물리 및 컴퓨터공학 분야 세계적인 학술지 컴퓨터 '피직스 커뮤니케이션즈' 온라인판에 SW 패키지와 함께 소개됐다.
메타물질이란 자연에 존재하는 원자를 모사한 인공원자로 이루어진 새로운 물질로 기존의 물질이 제공하지 못하는 음굴절 및 초고굴절 등 다양한 광 특성을 자유자재로 제어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메타물질을 이용해 초박막 평면렌즈, 고해상도 홀로그램, 투명망토와 같은 이전에 없던 새로운 광학 기기를 구현하기 위한 연구가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사람의 눈에 보이는 가시광선에서 작동하는 메타물질은 1마이크로미터(㎛) 이하 수백 나노미터(㎚) 크기 구조체(이하 나노구조체)의 규칙적인 배열을 통해 제작된다. 이런 메타물질을 설계하기 위해서 원하는 광특성에 대응하는 개별 나노구조체 형상을 계산해야 한다.
그동안 메타물질 설계에는 주로 'FDTD(유한차분 시간영역)'에 기반한 상용 전자기파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이 사용되고 있으며, 이는 메타물질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전자기 관련 시뮬레이션에 광범위하게 사용할 수 있는 범용 프로그램이다. 그러나 'FDTD' 기반 프로그램을 메타물질 설계에 사용하면 계산 시간이 오래 걸리고 계산 안정성이 낮아 결과의 신뢰도가 떨어지며 메타물질 설계를 위해서는 복잡한 후처리 계산이 요구된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팀은 'RCWA'라는 전자기 시뮬레이션을 통해 오픈소스 전자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 'MAXIM'을 개발했다.
RCWA는 주기적으로 배열된 나노구조체 광특성 계산에 특화된 계산 방법이다. 계산 속도가 빠르고 안정성이 높아 FDTD 프로그램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이에 따라 MAXIM은 메타물질 설계에 필요한 결과값을 자동으로 계산해 제공하기 때문에 복잡한 후처리 계산 없이 메타물질 설계에 필요한 데이터를 얻을 수 있다.
연구팀은 여러 가지 메타물질 광특성을 MAXIM과 상용 FDTD 프로그램으로 계산해 비교했다. 그 결과 일반적인 메타물질에 대한 두 프로그램 계산 결과 차이는 1% 이내로 MAXIM의 높은 신뢰도를 확인했다.
MAXIM은 윈도 상에서 일반적인 프로그램과 같이 아이콘을 더블클릭해 실행할 수 있고 시뮬레이션 환경을 한눈에 관찰할 수 있는 직관적인 GUI를 갖고 있다.
노준석 교수는 “MAXIM은 오픈소스 SW임에도 불구하고 상용 SW에 상응하는 수준의 GUI와 계산 정확성을 제공하기 때문에 프로그래밍에 대한 지식이 없는 일반인도 쉽게 사용이 가능하여 접근성이 매우 높다”며 “특히 MAXIM은 파이썬으로 제작돼 LGPL 라이센스를 통해 무료로 배포되기 때문에 재정이 부족한 연구자들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앞으로 'MAXIM'에서 계산 가능한 경계조건을 다양화하고 인공지능 기반 최적화 및 병렬계산 등 최신 알고리즘을 적용해 메타물질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전자기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범용 전자기 시뮬레이션 프로그램으로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연구재단 중견연구자지원사업, 글로벌프론티어사업,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 RLRC 지역선도연구센터 사업, 교육부BK21 Four(4단계 두뇌한국21) 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포항=정재훈기자 jho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