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독주를 막을 현대차 전기차 '아이오닉5'의 첫 달 출고량이 1000대 수준으로 파악됐다. 차량용 반도체와 전동모터 등 부품 수급 문제로 당초 계획한 월간 생산량(약 1만대)이 3분의 1로 줄어든 물량이다. 반면에 테슬라는 1분기 때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최소 6000~7000대 물량을 다음 달 시장에 푼다.
다음 달부터 전기차 구매 보조금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계획대로 물량 공급이 이뤄지는 테슬라와 달리 당초 계획을 지키지 못하면서 현대차 고객들의 불만이 늘어날 전망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말부터 국내 첫 차량 인도를 시작하는 현대차 아이오닉5의 초도 물량은 1000대 수준이다. 5월 말까지 생산할 물량까지 합치면 최대 2000대로 전망된다.
당초 현대차는 하루 약 400대씩 평일 조업과 주말 특근을 통해 아이오닉5의 월간 생산량을 8000~1만대로 정하고, 4월부터 연말까지 2만6000대를 팔겠다고 공언했다. 하지만 최근 전동모터 생산시설에 문제가 발생하면서 월 생산량은 3분의 1 수준인 2500~3000대로 떨어졌다.
더욱이 이 물량은 국내뿐 아니라 유럽 등 다른 국가에도 배정하기 때문에 내수 물량은 당분간 1000대 수준이 될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는 이탈리아 전문 업체를 통해 현재 전동모터 설비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한두 달 내 정상 가동은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다 차량용 반도체 수급 어려움이 장기화되면서 아이오닉5의 파킹 어시스턴트(주차 보조·서라운드 뷰) 등 특정 옵션 선택한 소비자는 당분간 차량 인도일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컴포트플러스(2열 전동 슬라이딩 시트·열선시트, 전좌석 시트 메모리 등) 옵션 차량은 7월부터 생산이 가능한 상태다.
지난 3월 전국 대부분의 지자체는 보조금 신청서 접수를 시작했고, 2개월 내 차량 출고 혹은 차량 등록증 제출을 기준으로 보조금을 최종 지급하기 때문에 5월 보조금 경쟁은 최고점을 찍을 것으로 예상된다.
테슬라는 이달 말 6000~7000대의 '모델3' '모델Y'를 실은 배가 국내 도착해 5월 초부터 전국에 사전 계약자를 대상으로 차량 출고를 시작한다. 테슬라는 지난 1분기 판매량 약 3000대를 합쳐 상반기 내 최소 1만대 이상 국내 판매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전예약이 2만대를 넘어선 기아 'EV6'도 7월부터 생산, 출고된다.
전기차는 정부 보조금 문제가 맞물려 있어 소비자들이 차량 출고 시기에 민감하지만, 현대차의 생산 지연 이슈는 매번 반복되고 있다.
실제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본격 판매를 시작한 2017년 판매 계획 물량을 8000대로 잡았지만 그해 국내 출고 물량은 5000대 수준에 그쳤다. '코나 일렉트릭'도 출시 첫해인 2018년 1만3000대 생산을 계획했지만 실제 인도된 물량은 1만1000대, 2019년에도 약 2만대 사전예약을 받았지만 실제 차량 인도 물량 1만3587대에 불과했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보조금 물량(예산)을 정할 때 지자체 수요뿐 아니라 국내외 완성차로 부터 계획물량을 받아 이를 예산·정책에 반영한다”며 “현대차는 매번 계획한 물량을 지키지 못해 정부나 소비자 모두 불만이 적지 않다”고 말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