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기요' 매각 작업이 조용하게 진행 중이다. 앞서 이베이코리아 예비입찰이 5파전 양상을 벌이며 큰 흥행몰이에 성공했던 것과 대조되는 상황이다.
4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독일 딜리버리히어로가 매각 주관사 모건스탠리를 통해 요기요 예비입찰을 이달 초 진행한다. 매각주체나 인수후보 모두 구체적인 입찰시기, 입찰가격, 경쟁구도를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롯데, 신세계 등 유통대기업을 비롯해 유니콘기업 야놀자, 사모펀드 어피너티, 텍사스퍼시픽그룹(TPG) 등 사모펀드들이 요기요 투자설명서(IM)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나란히 참가해 경합한 유통 맞수 신세계와 롯데가 요기요를 두고 인수합병(M&A) 2라운드를 벌일지 이목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IB 전문가들은 전략적투자자(SI) 후보 롯데, 신세계, 야놀자 중 야놀자의 예비입찰 참여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여행·숙박 사업과 음식배달 사업간 시너지가 기대되지만 인수금액이 관건이다. 약 2조원으로 추정되는 요기요 인수자금을 고려하면 지난해 매출 1920억원의 야놀자는 재무적투자자(FI) 의존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어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이다.
자금 동원을 할 수 있는 유통 대기업 롯데, 신세계가 예비입찰에 참여할 것이 유력하지만 양측 모두 신중한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배달앱 시장에서 요기요의 지배력이 급감했다는 점이 인수자에게 부담을 주는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이베이코리아가 e커머스시장에서 네이버, 쿠팡과 3파전 경합을 벌이고 있는 것과 대조된다.
요기요는 선두 배달앱 시장에서 배달의민족과 격차가 4배 가까이 벌어졌고 후발주자 쿠팡이츠가 빠르게 성장하며 턱밑까지 쫓기고 있다. 지난 1월 기준 국내 배달앱 시장 점유율은 배달의민족 66.0%, 요기요 17.9%, 쿠팡이츠 13.6%다. 반면 이베이코리아는 지난해 기준 거래액 20조원으로 e커머스 시장점유율 12%을 차지해 네이버쇼핑 17%(27조원), 쿠팡 13%(22조원)와 큰 차이가 없다.
유통 관계자는 “요기요는 라스트마일 기반 배달 서비스를 하고 있는데 유통 대기업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지 모르겠다”면서 “롯데나 신세계 모두 무리해서 인수가격을 제시하기보다 일단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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