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차드라이브]급이 다른 준대형 세단 기아 'K8'

[신차드라이브]급이 다른 준대형 세단 기아 'K8'

기아 준대형 세단 'K8'은 큰 차체와 내외부의 화려한 디자인이 고급차의 느낌을 물씬 풍겼다. 안정적 주행 성능과 뛰어난 연비는 물론, 귀를 즐겁게 하는 메리디안 사운드 시스템이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청각이 예민하지 않은 '막귀'지만 주행 중 볼륨을 계속 올렸다 내리길 반복한 이유다.

[신차드라이브]급이 다른 준대형 세단 기아 'K8'

K8은 준대형 세단 K7의 후속 모델이다. 형제차인 현대 '그랜저'보다 먼저 3세대 플랫폼을 기반으로 출시됐다. 기아의 신규 로고를 단 첫 번째 차량이기도 하다. 올해 2세대 부분변경 모델을 끝으로 'K9'이 단종된다고 알려지면서 K8이 기아 최상위 세단으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신차드라이브]급이 다른 준대형 세단 기아 'K8'
[신차드라이브]급이 다른 준대형 세단 기아 'K8'

파워트레인은 2.5 가솔린, 3.5가솔린, 3.5 LPI, 1.6 가솔린 터보 하이브리드로 나뉜다.

시승 차량은 K8 사륜구동(4WD) 옵션을 제외한 3.5 가솔린 엔진의 시그니처 트림 풀옵션 모델로 가격은 4912만원이다.

K8은 외형이 더 커지고 낮아졌다. 전장·전폭·전고는 5015x1875x1455㎜이며 축간거리는 2895㎜에 달한다. 전장은 2021 K7보다 20㎜ 길다. 제네시스 G80보다도 큰 크기로 주차타워의 층간 이동로와 같이 좁은 공간을 회전할 때 주의가 필요했다. 축간거리는 40㎜ 길어져 탑승자 공간이 넓어졌다. 다만 범퍼, 보닛뿐 아니라 전고가 15㎜ 낮아져 운전석 머리공간은 좁아졌다.

디자인은 한층 더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전면부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신규 기아 로고와 라디에이터 그릴이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범퍼와 일체형이라는 점이 새롭다. 밝은 색상에선 이질적으로 다가왔으나 어두운 색상에선 멋스러웠다. 자칫 밋밋해 보일 수 있는 그릴에는 'V' 형상의 크롬 장식이 자리했다.

차문 잠금을 해제하자 웰컴라이트가 반겼다. 주간주행등과 방향지시등으로 기능하는 다이아몬드 형상의 램프 10개가 무작위로 점등됐다. 큰 비용이 들지 않고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하는 기능이다. 향후 사용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램프 점등 시나리오가 늘어났으면 한다.

측면에선 쿠페형 스타일이 눈에 띈다. 보닛은 길고 오버행은 짧으며 루프라인은 트렁크까지 길게 이어져 있다. 후면부에선 직선인 리어램프 디자인이 전폭을 더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를 만들어냈다.

운전석
운전석

K8은 운전석 머리공간이 좁아 앉은키가 크다면 시트를 낮춰야 하지만, 대시보드가 낮아 주행 시야는 충분히 확보할 수 있다. 12인치의 헤드업디스플레이(HUD)는 직관적 디자인으로 주행 정보를 전달해 운전자가 계기판을 쳐다볼 일이 없도록 만든다. HUD와 계기판은 차량이 인식한 차량을 사각형 물체로 표시해 운전자와 소통했다.

기아가 최초로 선보이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기아가 최초로 선보이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

주행감은 묵직했으며 안락했다. 3.5 가솔린 모델은 최고출력 300마력, 최대토크 36.6㎏f·m의 동력성능을 발휘한다. 부드러운 출발은 물론, 고속주행으로 넘어가는 과정에서도 힘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없다. 120㎞/h를 넘거나 스포츠모드로 변환하면 '에르고 모션 시트'가 허리 부분을 감싸 안아 안정적 주행을 도왔다.

실제 속도 대비 체감 속도는 낮게 느껴질 정도로 정숙성과 주행 안정성은 뛰어났다. 운전대는 스포츠모드가 아니더라도 조작할 때 무겁게 느껴지는 설정이다. 전자제어 서스펜션이 주행 상황에 맞춰 설정을 변경하기에 방지턱 통과에서도 우수한 승차감을 제공했다.

245/40 R19 미쉐린 타이어&전면가공휠
245/40 R19 미쉐린 타이어&전면가공휠

실제 주행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높았다. K8 2WD 복합연비는 10.6㎞/ℓ지만 회차 지점까지 40㎞ 구간에서 13.3㎞/ℓ를 기록했고 도착치로 돌아올 땐 정체구간이 있었지만 11.9㎞/ℓ로 나타났다.

K8 계기판. 실제 운행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높았다.
K8 계기판. 실제 운행 연비는 공인 연비보다 높았다.

K8은 여러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기능도 탑재했다. 앞차량과 차간 거리를 계산하고 속도를 조절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기능은 정체 구간에서 끼어드는 차량에도 안정적으로 대응해 운전 피로도를 줄여줬다. 고속도로에서 방향지시등을 켜면 센서가 안전 여부를 확인하고 차선을 자동 변경하는 기능도 원활히 작동했다. 내비게이션을 통해 고속도로 과속단속카메라 지점을 파악해 자동 감속하고 재가속하는 기능도 있어 편리했다.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
메르디안 사운드 시스템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는 85만원 상당의 옵션이지만 만족감이 높아 추천한다. 메리디안과 기아, 현대모비스가 공동 개발한 결과물로 14개 스피커 기반이다. 볼륨을 높이면 단순히 소리만 커지지 않고 탁월한 공간감으로 현장감을 전한다. 차량 속도에 따라 음량과 음질을 자동 보정하는 기능까지 갖췄다.

1열 동승석을 앞으로 당겨 가장 넓게 확보한 2열 공간.
1열 동승석을 앞으로 당겨 가장 넓게 확보한 2열 공간.

K8은 의전차량으로 사용하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1열 동승석을 앞으로 밀자 다리를 편히 펼 수 있는 2열 공간이 나온다. 중앙에 위치한 팔 거치대에는 오디오 시스템을 조작할 수 있는 다이얼이, 센터 콘솔 뒤에는 공조 시스템 조작 버튼이 위치한다. 1열뿐 아니라 2열도 열선·통풍시트를 모두 지원한다. 푹신한 1열 의자 머리 받침대는 운전자를 편하게 할뿐 아니라 뒤편은 옷을 걸어 둘 수 있는 실용성까지 갖췄다.

[신차드라이브]급이 다른 준대형 세단 기아 'K8'

3.5 가솔린 모델의 트림별 가격은 △노블레스 라이트 3618만원 △노블레스 3848만원 △시그니처 4177만원 △플래티넘 4526만원이다. 플래티넘 풀옵션 가격은 5051만원이다.

박진형기자 j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