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액 대신에 땀으로 건강 상태를 진단할 수 있는 전자소자가 개발됐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총장 이광형)은 권경하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팀이 김종욱 성균관대 화학공학과 박사과정 연구원(지도교수 김태일)과 땀의 체적 유량, 총 손실을 실시간으로 측정하는 무선 전자 패치를 개발했다고 6일 밝혔다.
이 기술은 미국 노스웨스턴대의 존 로저스 교수, 웨어리파이와 특허 출원 진행 중이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지난 3월 발표됐다.
땀은 비침습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생체 유체다. 혈액보다 채취하기 쉽다. 화학 시약 변색으로 다양한 생체 지표 수집이 가능하지만, 유량과 총 손실을 실시간 측정하는 것이 핵심 요구사항이다. 연구팀은 웨어러블 무선 전자 패치를 개발, 변색 반응으로 땀 성분을 분석할 수 있게 했다.
땀 내 염화물, 포도당 및 크레아틴 농도, 수소이온지수(pH) 및 체적 유량을 동시에 측정하는 데 최초로 성공했다. 측정 지표는 낭포성 섬유증, 당뇨병, 신장기능 장애, 대사성 알칼리증 진단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연구팀은 짧고 정교한 미세 유체 채널 외벽에 저전력 열원을 배치, 채널을 통과하는 땀과 열 교환을 유도했다. 땀 유속이 증가하면서 열원 상·하류 온도 차가 증가하는 것에 착안, 이들과 땀 배출 속도 간 관계를 규명했다. 분당 0~5마이크로리터(㎕) 범위 땀 속도를 정확하게 측정하는 데 성공했다. 웨어러블 패치로 측정한 데이터는 블루투스 통신이 가능한 스마트폰 앱으로 실시간 확인할 수 있다.
이 패치는 미세 유체 채널을 통과하는 땀과 전자 회로가 완전히 분리돼 부식 및 노후화 문제도 없다. 얇고 유연한 회로 기판 인쇄 기법과 신축성 있는 실리콘 봉합 기술을 접목해 다양한 굴곡을 가진 피부 위에 편안하게 부착할 수 있다.
권경하 교수는 “개발 무선 전자 패치는 개인별 수분 보충 전략, 탈수 증세 감지 및 기타 건강 관리에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며 “피부 표면 근처 혈관에서 혈류 속도를 측정하거나 약물 방출 속도를 실시간으로 측정해 정확한 투여량을 계산하는 등 체계화된 약물 전달 시스템에도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