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 후불결제 맞붙는다...NHN페이코·토스도 검토

네이버-카카오, 후불결제 맞붙는다...NHN페이코·토스도 검토

카카오페이가 후불결제 시장에 본격 뛰어들었다. 지난달 먼저 후불결제 사업에 진출한 네이버파이낸셜과 경쟁이 예상된다. NHN페이코, 토스, 핀크도 준비태세에 돌입하면서 하반기 후불결제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후불 한도액 월 30만원을 향후 확대할 가능성도 열어둔 상태다.

6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카카오페이는 후불결제 방식 교통카드 서비스를 시작하기 위해 혁신금융서비스 샌드박스 신청서를 제출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네이버파이낸셜에 이어 두번째로 카카오페이가 후불결제 서비스를 신청했다”며 “네이버가 시금석이 돼서 후발주자들이 대거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버스, 지하철 등 교통비 결제로 월 한도액 30만원은 적지는 않을 것”이라면서도 “업체들 운영에 따라 향후 한도를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페이는 금융위 정례회의에서 최종 승인을 받으면 후불결제 서비스를 바로 시작할 수 있다.

카카오페이는 현재 선불충전 방식의 모바일 교통카드를 제공중이다. 후불결제 기능이 도입되면 미리 충전하지 않고 교통카드를 쓰고 나중에 결제할 수 있다.

우선 교통카드에 한해 후불결제를 시작하지만, 향후 카카오페이는 이용자별 후불결제 한도 산정에 금융정보와 비금융정보를 결합한 대안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할 계획이다.

후불결제는 금융플랫폼을 보유한 페이사들이 탐내는 사업이다. 신용카드 결제와 달리 후불결제는 막대한 카드사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수익구조가 훨씬 유리하다.

ⓒ게티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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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 플랫폼에서 신용카드 결제가 발생하면 결제수수료 매출은 결제액의 3.5~4.0%이다. 카드사 수수료는 최대 2.3%이다. 마케팅비(포인트 지급 등)나 기타 비용을 제외하고 페이사가 얻는 이익은 결제액 대비 1.2~1.7%에 불과하다.

그러나 후불결제가 도입되면 페이사는 결제액의 2.3%에 이르는 카드사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된다.

카드사 수수료가 없기 때문에 판매자나 소비자에게 더 나은 혜택이 돌아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결제수수료 매출을 낮게 책정하면 판매자는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결제액 일부에 대한 포인트 적립을 더 크게하면 소비자도 이득이다.

빅테크 대표주자 네이버파이낸셜, 카카오페이가 후불결제 시장에 진입하면서 NHN페이코, 토스, 핀크 등 후발주자 기업들도 해당 서비스 진출을 검토중이다.

NHN페이코는 “후불결제 진출을 검토중으로 아직 구체적 진행계획이 나오진 않았다”고 설명했다. 토스와 핀크도 향후 후불결제 도입을 계획중이라고 밝혔다.

네이버를 필두로 ICT기업이 후불 결제업을 영위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시장에 상당한 파급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지금껏 페이사의 결제 수단 중 신용카드 비중이 가장 크다. 월급이 입금되기 전 통장잔고가 없는 상황에서 선불충전을 쓰기엔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그러나 앞으로 신용카드와 같은 기능을 가진 후불결제가 시작되면 결제 패러다임이 바뀔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사들이 막대한 포인트 혜택을 통해 선불충전결제 충성 소비자를 확보한 상태”라며 “여기에 후불결제가 더해지면 강력한 포인트 혜택을 받으려는 상당수 소비자가 신용카드 결제 방식에서 이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금융당국은 사회초년생, 주부 등 금융 이력 부족자(씬파일러)를 지원하기 위해 테크핀 플랫폼에 후불결제를 허용한 바 있다. 씬파일러에 대한 후불결제 지원은 기존 금융권보다는 모바일 결제, 온라인쇼핑 결제 등 각종 비금융정보 활용 면에서 경쟁력을 갖춘 테크핀 플랫폼이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김지혜기자 jihy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