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에 기재된 매미허물, '선퇴' 추출물이 아토피 피부염을 개선한다는 사실과 그 작용기전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규명됐다.
한국한의학연구원(원장 이진용)은 한약자원연구센터 임혜선 박사 연구팀이 선퇴 추출물의 아토피 피부염 억제 효과와 그 작용기전을 동물실험을 통해 과학적으로 규명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결과를 담은 논문은 SCI 국제 학술지 '산화의학과 세포수명' 최신호에 게재됐다.
한의학연은 미래 먹거리로 주목 받고있는 곤충, 벌레 등을 포함한 동의보감 속 충부 약재의 치료 효능을 실험을 통해 규명하며 과학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연구를 수행해오고 있다.
그 일환으로 동의보감에 경련·경직 증상 개선에 효능이 있다고 기재된 선퇴가 파킨슨병으로 유발된 행동장애를 개선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으로 밝힌 바 있다.
이어 연구팀은 여러 전통의서에 기재된 선퇴의 또 다른 효능인 두드러기, 가려움증 등 피부질환 치료 효능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아토피 피부염에 적용하며 동물실험을 통한 유효성 검증 연구를 수행했다.동물실험에서는 집먼지 진드기를 피부에 도포해 아토피 피부염을 유발한 실험 쥐에게 선퇴 추출물을 6주간 경구 투여하며 증상 개선 정도를 관찰했다.
관찰결과, 가려움증 행동평가에서 선퇴 추출물을 처리한 실험군의 긁는 시간이 평균 33초로 처치를 하지 않은 대조군의 평균 수치가 69초인데 반해 2배 이상 억제 된 것을 확인했다.
또, 아토피 피부염으로 정상수준(18.60㎛)에서 116.60㎛로 두꺼워진 각질층 두께가 선퇴 추출물을 투여한 쥐에서 다시 평균 35.80㎛까지 줄며 피부가 3배 이상 다시 얇아진 것도 확인했다.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의 작용기전을 확인하고자 연구팀은 실험쥐에게서 일어난 면역반응의 변화를 살펴봤다.
그 결과, 외부인자로 인한 위험신호를 잘못 인식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킬 수 있는 염증복합체 NLRP3의 활성이 선퇴 추출물 투여로 완화 됐고,
이에 NLRP3 활성 시 촉진되며 염증반응을 유발하는 △흉선 기질상 림포포이에틴 및 △인터루킨-1베타, △인터루킨-4, △인터루킨-8 등 염증성 사이토 카인 발현이 감소해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개선된다는 기전을 확인했다.
논문 교신저자 임혜선 박사는 “아토피피부염 치료에 일반적으로 쓰이는 국소용 스테로이드제는 이차감염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부작용이 적은 치료제 개발이 필수적”이라며, “안전성이 검증된 천연물 한약재 선퇴의 아토피피부염 개선 효능 규명은 그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문병철 한약자원연구센터장은 “곤충, 벌레 등 동의보감 충부편에 기록돼 있는 한약자원은 잠재적 가치가 매우 크다”며 “유효성이 검증된 한약재를 기반으로 안전하고 효과적인 만성·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이번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한의학연구원 주요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됐다.
대전=김영준기자 kyj85@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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