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철강업체들이 봉형강 가격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 원재료 가격이 뛴데다 건설 경기 회복 등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많은 물량을 수출하던 중국이 수출 환급세를 취소, 중국산 수입 가격이 높아진 것도 요인으로 풀이된다.
9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국내 봉강과 형강 가격은 작년 대비 20% 안팎 올랐다. 형강은 작년 평균 가격이 톤당 67만3000원에서 올해 1분기 75만3000원까지 11.9% 뛰었다. 같은 기간 봉강은 68만3000원에서 78만5000원으로 15% 상승했다.
봉형강 가격 급등은 원재료 가격 상승에 기인한다. 실제 국내 고철 가격은 작년 톤당 31만8000원에서 올해 1분기 43만원으로 35% 급등했다.
철강업계는 봉형강 제품 가격 인상 검토에 나섰다. 가장 큰 이유는 봉형강 수요 증가다. 주요 건설 자재인 봉형강은 작년부터 이어진 건설 경기 회복세로 수요가 공급을 앞서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 대형 건설사들은 '봉형강 사재기'까지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대표 봉형강 업체는 현대제철과 동국제강, 한국철강, 대한제강, 한국특강 등이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발표한 신도시 계획이 본격 추진되면서 작년 하반기부터 봉형강 수요가 큰 폭으로 늘었다”면서 “당장 설비 능력을 늘린다 해도 시차가 있기 때문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특강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원재료 가격이 많이 뛰었기 때문에 (봉형강) 제품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구체적인 인상 시기 등을 공개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산 봉형강 수입 가격이 높아진 것도 가격 인상 배경으로 꼽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지난 1일부로 봉형강 등 일부 수출 제품에 환급세를 취소한다고 밝혔다. 13%였던 환급세가 사실상 0%로 조정돼, 중국산 봉형강 수입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
다른 철강업계 관계자는 “기존 저가 중국산 봉형강 가격이 최근 국내산을 웃도는 상황”이라면서 “당분간 국내 봉형강 업황이 좋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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