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은 10일 한반도 평화프로세스 재개 의사를 분명히 했다. 바이든 미 행정부가 발표한 대북정책에 대해선 “우리 정부가 바라는 방향과 거의 부합한다고 말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춘추관에서 열린 특별연설 및 기자회견을 통해 “(바이든 행정부 대북정책에 대해) 북한이 호응하기를 기대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미국은 앞서 지난 2일(한국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101일 만에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목표로 실용적 접근을 통한 외교적 해법을 모색한다는 대북정책 검토 결과를 내놨다. '정상 간 빅딜'(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전략적 인내'(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중간점을 지향했다. 대북 압박을 지속하면서도 단계적으로 실무협상을 추진한다는 구상으로 읽힌다.
문 대통령은 미국이 구체적인 실행계획은 밝히지 않았지만, 대북정책 검토를 완료함에 따라 다시 한 번 북미간 협상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그런 상황이 조성된다면 정부는 총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뜻이 있으면 길이 있다. 한반도에 대립과 갈등의 시대를 끝내고 평화와 번영의 시대를 여는 것은 8000만 겨레 염원”이라며 “남은 임기 1년, 미완의 평화에서 불가역적 평화로 나아가는 마지막 기회로 여기겠다”고 했다.
또 이달 말 예정된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이 대화의 길로 더 빠르게 나올 수 있는 여러 방안에 대해 바이든 대통령과 더 긴밀하게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에게도 남북간, 북미간 대화 분위기 조성에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합의와 현행법을 위반하면서 남북 관계에 찬물을 끼얹는 일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며 “정부로서는 엄정한 법 집행을 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을 강조한다”고 했다.
반면 북한은 바이든 미 행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대단히 큰 실수”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 담당 국장은 “미국의 새로운 대조선 정책의 근간이 무엇인가 하는 것이 선명해진 이상 우리는 그에 상응한 조치를 강구하지 않으면 안 될 것”이라며 “시간이 흐를수록 미국은 매우 심각한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북한의 반발에 대해 “북한의 반응이 대화를 거부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마 북한도 이제 마지막 판단 시간을 가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안영국기자 a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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