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 국내 주요 가전 유통사가 두 자릿수 매출성장률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 갔다. 소비심리가 회복된 데다 코로나19 유행이 길어지면서 온라인 판매, 신제품 조기 출시 등 업계가 마련한 자구책이 주효했다.
10일 전자신문이 입수한 주요 가전 유통사의 1분기 판매동향(잠정치)에 따르면 롯데하이마트, 삼성전자판매(디지털프라자), 하이프라자(LG베스트샵), 전자랜드 등 주요 4사의 1분기 매출 총합은 약 2조5509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15.9% 성장했다. 이들 4사의 매출은 전체 시장의 약 60%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적으로 비수기에 해당하는 1분기의 가전 시장은 미세먼지, 황사 등 이슈로 공기청정기와 신학기를 맞은 노트북 수요 등이 몰린다. 올해는 이 같은 계절성 요인 외에도 지난해부터 이어진 펜트업(억눌려 있던 수요 폭발) 수요가 지속된 데다 신제품 전략, 온라인 판매 등 업계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이 빛을 발하면서 큰 폭의 성장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도 한몫했다. 지난해 1분기 가전 유통 4사의 매출은 2조2003억원으로 2019년 1분기(2조4539억원)와 비교, 10% 이상 역성장했다. 당시 코로나19 유행이 시작되면서 외부 활동이 자제되고 소비가 줄면서 가전 유통시장도 침체했다. 2분기부터 정부 재난지원금이 지급되고 으뜸효율가전 환급사업으로 가전 구매가 늘면서 시장도 반등했다.
업체별로는 시장 1위 롯데하이마트가 95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3.3%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 판매를 강화하면서 오프라인 매출 하락을 상쇄했고, 프리미엄 가전 판매를 확대해 성장세를 이어 갔다.
1분기에는 디지털프라자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졌다. 해당 분기에 디지털프라자는 약 80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약 34%나 성장한 수치다. 삼성전자가 갤럭시S21, 네오 QLED 등 1분기에 주력 분야 신제품을 출시하면서 디지털프라자도 대대적인 마케팅을 펼쳤다. 프리미엄 TV, 비스포크 라인업, 노트북 등 여러 분야에서 고른 성과도 거둔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 분기 매출 8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시장 1위 롯데하이마트와의 격차가 1000억원대까지 좁혀졌다. 치열한 2위권 다툼을 벌이던 LG베스트샵과는 2000억원 이상 격차를 벌렸다.
LG베스트샵도 올해 1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15%나 성장한 약 580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두 자릿수 성장을 거뒀음에도 2위 디지털프라자가 크게 앞서 나가면서 격차는 좁히지 못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가전 오브제컬렉션이 큰 인기를 이어 갔지만 당시 스마트폰 사업 철수 검토가 알려지면서 모바일 기기 판매가 크게 부진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꾸준한 성장을 이어 오던 전자랜드도 올해 1분기는 전년 동기 대비 23% 성장한 2150억원의 매출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주요 가전유통 4사의 매출 성장은 지난해 1분기 마이너스 성장에 따른 기저효과, 온라인 판매 강화, 가전사의 신제품 조기 출시 등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펼친 영향이 크다”면서 “올 하반기에는 백신 접종 확대로 오프라인 매장이 활성화되고, 펜트업 수요도 지속돼 성장은 이어 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주요 가전 유통 4사 1분기 매출 잠정치>
정용철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