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시장이 13일 요동쳤다. 미국 전기차 업체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의 변심에 이날 오전 코인 가격이 폭락했다. 이더리움 도지코인 상황 역시 유사했다. 머스크의 선언이 단초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앞으로 비트코인을 사용한 테슬라 전기차의 구매를 불허하겠다고 발표했다. 온라인 민심은 싸늘했다. 전 세계 누리꾼과 투자자들은 '배신했다'라는 트윗을 잇따라 날렸다. 코인 가격 급락에 따른 경제적 손실이 현실화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머스크를 시세 조종 혐의로 조사해야 한다는 의견까지 나왔다.
사실 머스크는 비트코인, 도지코인 등 가상화폐를 적극적으로 옹호하며 전 세계적인 '코인 광풍'을 촉발한 장본인이다. 지난 2월 15억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투자를 발표하며 가상화폐 시장을 띄웠고, 비트코인으로 전기차 구매를 허용하는 시스템까지 도입했다. 그러나 이날 비트코인 채굴과 거래를 위한 화석연료 사용의 급격한 증가를 우려한다는 이유를 내걸었다. 채굴 과정에서 전기 사용이 너무 많아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정보 사이트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이날(미국 서부 시간 오전 5시) 비트코인, 이더리움, 도지코인 등 주요 암호화폐가 일제히 하락했다. 머스크 발언으로 직격탄을 맞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과 비교해 5만달러 선이 붕괴됐다. 15% 이상 급락한 4만6887.24달러로 주저앉았다. 이더리움은 10.80% 하락한 3599.46달러를 기록했다. 도지코인은 22.47% 급락, 0.36달러로 내려앉았다. 한국 시장도 마찬가지다. 비트코인 가격은 61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24시간 전보다 약 13% 낮은 수준이었다.
최근 암호화폐에 대한 젊은 층의 관심이 늘고 있다. 증시에 이어 이른바 '묻지 마 영끌'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벼락거지'가 될 순 없다는 절박함은 이해된다. 그러나 비트코인은 물론 알트코인까지 널뛰기했다. 문제는 하향 국면에 들어선 롤러코스터를 탈 수 있다는 점이다. 영혼까지 탈탈 털릴 수 있다. 암호화폐 투자는 리스크 헤지가 사실상 어렵다.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