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업계 불공정거래행위 제재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진종합건설(미진건설)이 거래 수급사업자에 산업재해를 전가하는 등 부당특약을 설정한 행위를 정조준했다.
현재 당국은 이미 건설업계의 하도급 거래에 대대적인 조사를 진행 중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미진건설이 수급사업자에 부당특약을 설정한 행위, 하도급계약을 임의로 취소한 행위에 대해 과징금 2억2500만원을 부과했다.
조사결과에 따르면 미진건설은 2018년에 수급사업자에 '경찰교육원 경찰견 종합훈련센터 신축공사' 일부를 위탁했다.
이 과정에서 건설업계에서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부당특약을 설정한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안전관리와 산업재해 등 관련 책임을 수급사업자가 부담하도록 명시했다. 또 계약 체결 후 물가·물량의 변동이 있더라도 계약금액 3% 이상인 경우에만 금액을 변경했다.
당국은 “수급사업자의 이익을 제한하거나 원사업자에 부과된 의무를 수급사업자에 전가한 행위는 하도급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미진건설은 수급사업자에게공사를 위탁한 후 하도급지킴이 사이트에 하도급계약 해지일자를 입력했다.
이에 수급사업자는 계약해지 요구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미진건설은 수급사업자의 공사포기각서 제출하고 현장측량·토목공사 불이행, 시공계획서 미제출 등 이유로 위탁을 취소했다.
최근 당국은 이같은 건설업계의 하도급계약상 부당한 관행을 조준하고 있다.
앞서 주요 건설사 25곳을 대상으로 불공정 하도급거래 관련 현장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형건설사는 대우건설 등이 조사대상에 포함됐다.
쟁점은 산업재해·민원처리 비용을 하청업체에 부당하게 떠넘겼는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공정위는 위반 행위가 적발될 경우 과징금 부과 등 강력한 제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미 공정위는 건설업계의 불공정거래행위 제재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현대제철을 비롯한 철강사 7곳에 고철 구매가격 담합 혐의를 적용해 30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이달 초에도 포스코건설이 수급사업자에 부당 특약 설정과 대금 지연이자, 어음대체결제 수수료 미지급, 하도급 대금 조정 의무 등을 위반해 당국은 시정 명령과 과징금 14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