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 '초거대 인공지능(AI)' 개발을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1억달러(약 1127억원) 이상을 투자하기로 했다.
'초거대 AI'는 대용량 연산이 가능한 컴퓨팅 인프라를 기반으로 빅데이터를 학습해서 종합적이고 자율적으로 사고, 학습, 판단, 행동하는 인간의 뇌 구조에 근접한 AI를 말한다.
LG AI연구원은 초거대 AI 개발을 위해 1초에 9경5700조회 연산 처리가 가능한 글로벌 톱 3 수준의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제시했다. 현재 개발하고 있는 초거대 AI는 언어뿐만 아니라 이미지와 영상을 이해하고, 데이터 추론까지 할 수 있다.
AI는 미래 산업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힌다. 대다수 글로벌 기업들이 앞다퉈 공격적 투자를 늘리고 있다. 앞선 AI를 갖추기 위해 기업 간 경쟁과 협력도 동시에 벌어지고 있다.
이번 LG의 AI 투자는 환영할 일이다. 그러나 세계시장 흐름을 볼 때 아주 빠른 행보는 아니다. 더욱 긴밀한 대응과 빠른 기술력 확보가 필요해 보인다.
우리나라 산업 전반에서 AI 고도화도 서둘러야 한다. 미래 산업의 핵심 기술은 과거 제조업 기반의 하드웨어(HW)에서 빠르게 소프트웨어(SW)로 옮아가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가 전자·정보기술(IT) 강국으로 올라선 데에는 HW 조립 능력이 큰 역할을 했다. TV·스마트폰·가전·반도체에서 우리나라가 글로벌 최고에 오른 데는 HW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AI와 빅데이터 중심으로 소프트파워를 빠르게 보강하지 않고서는 글로벌 IT 생태계에서 우위를 이어 가기 어려운 시대다. SW와 서비스 고도화 없이 HW 역량만으로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한쪽 날개로 나는 비행기여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글로벌 경쟁 구도에서 AI 투자 확대는 선택 아닌 필수다. 인재를 양성하고 관련 기술 개발에서부터 상용화 비즈니스 개발까지 모든 과정에 집중해야 한다. 속도도 중요하다. 산·학·연·관의 팀플레이로 요소 기술의 조기 확보에 매진하는 한편 필요하다면 글로벌 협업도 적극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