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초의 공유 전동킥보드업체 미국 버드(BIRD)가 한국 시장에 상륙한다.
라임·빔·뉴런에 이어 글로벌 톱 티어 버드까지 외산 공유킥보드가 국내에 진출했다. 지쿠터, 씽씽, 킥고잉, 스윙 등 토종업체와의 경쟁이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수도권에 2000만명이 밀집돼 있고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좋은 우리나라가 글로벌 근거리 모빌리티 서비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세계적 공유킥보드 기업 미국 버드는 버드코리아(대표 이상덕)와 손잡고 국내에 조인트벤처(JV) 버드코리아JV를 설립, 하반기 국내 첫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17일 밝혔다.
버드코리아는 미국 버드 본사로부터 공유킥보드 수만대를 현물출자를 받아 초기 설비투자(CAPEX) 부담 없이 시장을 빠르게 선점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5000대로 시작해 1년 뒤 2만대, 2년 뒤 3만2500대, 3년 뒤 4만5000대의 공유킥보드를 투입한다.
버드는 2017년 공유킥보드를 세계 처음으로 출시했다. 이후 대규모 투자와 운행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장세를 이어 갔다. 지난해 10월 내구성과 배터리 효율성을 높여 'Bird 2.0'을 출시했다.
이후 미국 서부 대도시의 경우 기기 당 회전율이 전 모델 대비 50% 이상 증가했고 북미 전체 시장 매출 비중도 큰 폭으로 상승했다.
버드는 한국 시장에는 최고급 안정장치, 도난방지 배터리-브레인 암호화 기술을 탑재해 지난달 개발한 'Bird 3.0'을 출시한다.
국내 공유킥보드 시장은 교통체증 문제를 해결하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으로 지난 2018년 9월 국산 '킥고잉' 등장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추산 수도권에만 현재 6만대 이상 운영되고 있다. 지쿠터·씽씽·스윙 등 국산 공유킥보드가 지속 등장하고 버드에 앞서 미국 라임, 싱가포르 빔모빌리티·뉴런모빌리티 등 외산도 꾸준히 국내에 진입하고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 기반의 디지털 전환을 추구하는 글로벌 기업에 신사업 테스트에 최적화한 한국의 산업적 특성이 부각되고 있다. 높은 인구밀도를 기반으로 근거리 도심에서 모바일로 수집된 빅데이터를 분석, 금융·마케팅·배달·모빌리티 등 다양한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 진출한 글로벌 공유킥보드 기업은 본사 자금력을 앞세워 공급 물량을 확대하는 한편 전국 지방자치단체·대학과 협업해 안전체계를 강화하는 한편 한국기업과 파트너십을 맺으며 새로운 사업 모델을 발굴하고 있다.
라임은 2019년 10월 국내 진출 직후 GS칼텍스·GS리테일과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서울 강남구 삼성로주유소에 공유킥보드 충전서비스를 도입했다. 빔모빌리티는 CGV와 올 2분기 영화 할인쿠폰, 전동킥보드 무료 이용권 등을 증정하는 공동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뉴런모빌리티는 애플리케이션(앱) 제어식 안전헬멧을 기본으로 탑재하고, 고유번호판을 부착해 문제 발생 시 규제당국에 신속히 상황을 보고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미국보다 국가 전체 규모는 작지만 수도권에 인구 2000만명이 집약됐고, 모바일 주문·결제가 일상화돼 신사업을 테스트하기에 좋다”면서 “공유 킥보드 외에도 다양한 차세대 신규 서비스가 국내에 도입될 여건은 충분하다”라고 말했다.
이준희기자 jhlee@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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