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개요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1년 삼성그룹이 5대 신사업 중 하나로 바이오 사업을 본격화하기 위해 세운 바이오 위약품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이다.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Contract Manufacturing Organization) 사업을 전문적으로 영위한다. 자체 생산역량이 부족하거나 의약품 연구개발(R&D)과 마케팅에 사업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전략적으로 생산을 아웃소싱하는 글로벌 제약사를 고객사로 한다.
동물세포를 이용한 항체치료제 생산을 위한 맞춤형 설비를 갖추고 생산설비 제공뿐 아니라 주요 규제기관으로부터 제조승인 취득을 지원하는 서비스와 신약 물질의 상업 생산용 공정개발 솔루션을 제공한다. 최근에는 세포주, 공정, 제형, 분석법 등 세포주부터 초기 임상까지 개발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개발(CDO, Contract Development Organization) 사업도 적극 확장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시밀러 개발과 상업화를 수행하는 바이오의약품 연구개발 기업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2012년 연간 바이오의약품 3만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제1공장을 세웠고, 2015년 15만리터 규모 제2공장을 준공했다. 2018년 18만리터 규모 3공장 가동을 시작하며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 CMO 사업자에 올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창사 9년 만에 처음으로 매출액 1조원을 돌파했다. 지난해 CMO로 수주한 누적 제품 수는 56개로 전년보다 20개 증가했다. 국내외 규제기관 제품 승인 건수는 누적 77건으로 22건 늘었다.
세계적으로 바이오의약품 CMO 시장 규모가 확대되는 가운데 코로나19로 인한 기회도 맞았다. 최근에는 인천 송도 공장에서 모더나의 mRNA 백신 최종 병입 단계 생산을 위탁하는 계약 체결이 유력한 상태다.
■SWOT 분석
△강점(Strength)과 기회(Opportunity)
강점: 세계 1위 CMO 생산능력, 세계 최고 수준 기술력
기회: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시장 성장세, CDO 사업 확대, 코로나19에 따른 바이오의약품 CMO 수요 증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업계 후발주자라는 약점을 딛고 생산능력과 기술력 측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바이오의약품 CMO 사업은 의약품 제조 과정에 필수적인 품질관리 역량을 기반으로 제조원가 경쟁력, 적시 생산·공급이 가능한 속도 경쟁력, 안정적 수주역량이 필수다. 이 때문에 소수의 대형 CMO 기업이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상업제품 생산설비 36만리터(1공장 3만, 2공장 15만, 3공장 18만)와 임상용 생산설비 4000리터로 총 36만4000리터의 생산능력(CAPA)을 확보해 생산설비 기준 세계 1위 바이오 CMO로 부상했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경쟁력 확보가 용이하다. 현재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 시설인 25만6000리터 규모 4공장을 2022년 말 부분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설비 생산능력은 2020년 기준 전체 CMO 생산능력(145만리터)의 25%에 해당한다. 경쟁사인 스위스 론자는 2020년 기준 25만리터(17%) 설비를 보유했다. 독일 베링거인겔하임은 29만리터(20%) 생산설비를 갖췄다.
삼성은 반도체 시장에서 확보한 세계 최고 수준의 미세공정 기술을 바이오 산업에 적용해 경쟁력을 확보했다. 삼성엔지니어링의 반도체 공장에 적용하던 3D 설계 기술을 바이오 공장에 도입해 시공비용과 기간을 줄이는 등 플랜트 건설 노하우도 이식했다.
휴미라, 허셉틴, 레미케이드 등 기존 블록버스터 바이오의약품 특허가 만료되고 있어 바이오시밀러 시장은 큰 폭의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밸류에이트파마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시장은 2026년까지 연평균 10.7%의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5371억달러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도 지속 증가할 것으로 예측된다.
제약사들은 의약품 시판허가와 판매수요 예측의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대규모 자본투자가 소요되는 생산 분야에서 전문 CMO를 활용을 확대하는 추세다. 각국의 의약품규제기관이 제약사에게 의약품 공급 안정성 강화를 권고하는 흐름에 따라 CMO를 활용해 복수 생산설비를 운영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프로스트앤설리반에 따르면 세계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은 2021년 기준 150억달러 규모로 향후 5년간 연평균 14.0% 성장해 2025년 기준 25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CMO 사업 중심에서 CDO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CDO 서비스는 자체 세포주 및 공정개발 역량이 없는 중소 제약사 등을 대상으로 세포주·공정 및 제형개발 서비스를 제공하는 위탁개발 서비스다. 소규모 바이오기업이 증가하고 바이오시밀러 항체 파이프라인이 증가하면서 연 10% 이상 높은 성장률이 예상되는 분야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미국 대표 바이오 클러스터인 샌프란시스코에 CDO R&D 센터를 개소했으며, 향후 보스턴·유럽·중국 등에도 순차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자체 개발 세포주 '에스초이스(S-CHOice)'를 공식 발표했다. 세포주는 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 의약품을 만들어주는 세포다. 에스초이스는 타사의 세포주보다 빠른 속도로 많이 번식해 오랜 기간 생존하는 것이 특징이다.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세계적으로 백신과 치료제 개발이 활발해지고 글로벌 바이오 업체가 외주 생산거점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면서 CMO 사업도 수혜를 받고 있다. 경쟁사인 론자는 모더나 백신 연 최대 10억 도즈 생산을 목표로 10년 간 원료의약품 공급계약을 맺었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GSK를 비롯해 10개 이상 코로나19 단일항체 치료제 개발관련 계약을 맺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역시 지난해 GSK와 일라이릴리의 코로나19 항체치료제 위탁생산 계약을 잇따라 체결했다. 최근에는 모더나 mRNA 백신을 완제생산(DP) 방식으로 위탁생산 하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되며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약점(Weakness)과 위협(Threat)
약점: 분식회계 논란, 항체의약품 중심 사업 포트폴리오
위협: 치열해진 CDMO 시장 경쟁, 중국의 추격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된 행정소송이 여전히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종속회사에서 지분법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4조5000억원 규모의 고의적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당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분식회계가 아니라며 강력 반발했지만 증선위는 분식회계로 결론 내리고 행정제재 처분을 내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이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이 2018년 11월 시작돼 2년 넘게 이어지고 있다.
항체의약품 중심 사업구조도 약점으로 지적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기존 항체 의약품 CDMO 중심의 사업구조를 세포·유전자치료제, 백신 등으로 넓히고 신약 개발 사업도 검토해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존림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올해 설립 10주년을 맞아 글로벌 종합 바이오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 시작하려고 한다”면서 “현재 항체 의약품 중심의 CDMO 사업 영역을 세포·유전자 치료제, 백신 등 신약 부문으로까지 넓혀 미래 비전을 위한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CDMO 시장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글로벌 CDMO에서 가장 앞서고 있는 론자, 우시, 삼성바이오로직스 모두 대규모 설비투자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CMO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있다.
중국의 추격도 거세다. 현재 중국에서 가장 큰 CMO 기업은 우시바이오로직스다. 우시바이오로직스는 2023년까지 28만리터 생산설비를 확보한다는 목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올해 1월 발간한 '중국 바이오산업의 최신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 중국에서 시판허가증제도(MAH) 도입에 따라 CMO 시장이 급격히 성장 중이다. 셀트리온, SK바이오사이언스 등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들도 사업다각화를 위해 CDMO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MARKET COMMENT
◇키움증권
“코로나로 인한 CMO 수주 수혜 등의 효과는 하반기부터 본격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3공장 가동률 또한 하반기에 상승하며 레버리지 효과가 기대된다. 올해 하반기 실적 성장에 이어 2022년에는 1·2·3공장 풀 가동으로 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되며, 2022년 말~2023년 초 4공장 가동이 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증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20년 CMO 수주 증가에 따라 3공장 조기 수주 목표를 달성했다. 이에 따라 4공장 건설을 발표했고 2022년 말 부분가동을 목표하고 있다. 현재는 추가 수주 발표보다는 3공장 가동률 상승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판단되며, 4공장 수주에 대한 마케팅을 진행 중으로 이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 긍정적이다. 중장기적으로 4공장 풀가동 시점인 2024년에는 글로벌 CMO 시장 점유율 50%를 목표로 하고 있어 주가 우상향은 지속될 전망이다.”
◇유진투자증권
“1분기 3공장 가동률이 70% 이상으로 상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2분기부터는 풀가동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3공장이 올해 실적개선을 견인할 것이다. 코로나19 항체치료제는 논란에도 불구하고 확정된 조건으로 계약했기 때문에 관련된 매출액은 이상 없이 발생한다. 올해 가장 기대가 큰 부분은 4공장 관련 수주다. 과거에는 공장완공이 임박해서야 수주가 본격화됐지만 충분한 트렉 레코드가 쌓이면서 조기에 수주를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 또 세포치료제, 유전자 치료제, mRNA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의 CMO가 가능해지고 있기 때문에 수주의 폭이 확대될 것이다. 현재 동사의 CMO 누적 수주 금액은 69억달러 수준이다.”
<표>삼성바이오로직스 기업 개요 (5월 18일 종가 기준)
<표>삼성바이오로직스 연도별 매출액 및 영업이익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표>삼성바이오로직스 바이오의약품 생산공장 개요 (자료=삼성바이오로직스)
정현정기자 ia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