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내년 5개 권역별로 30~50% 대학에 정원 감축을 차등 권고한다. 교육·재정 여건이 부실한 대학은 시정조치를 하고 개선명령을 이행하지 않거나 회생이 불가능한 경우 폐교명령을 내린다.
교육부는 학령인구 감소 대응을 위한 '대학의 체계적 관리 및 혁신 지원 전략'을 20일 발표했다.
학령인구 감소에 따라 올해 전국 대학 충원율은 91.4%에 그쳤다. 4만586명의 미충원이 발생했으며, 미충원 인원 75%인 3만458명이 비수도권에서 나왔다. 전문대 미충원은 전체 59.6%인 2만4190명에 달한다.
학령인구 감소는 앞으로 몇 년 동안 더욱 심화할 예정으로 있다. 정부는 자율혁신대학과 한계대학을 구분해 대응하기로 했다. 자율혁신대학은 적정 수준으로 감축해 정원을 유지할 수 있도록 내년에 충원율을 조사하고 권역별로 정원 감축을 유도할 방침이다. 재정지원사업과도 연계해 적정 규모로 정원을 조정하는 곳에는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한계대학은 퇴출될 수 있도록 폐교·청산 절차를 체계화했다.
대학들은 내년 3월 각 대학의 적정 규모가 얼마가 될지를 포함한 자율혁신계획을 교육부에 제출한다. 이를 바탕으로 교육부는 기준유지충원율을 산정하고 유지충원율을 점검, 미충족 대학에는 정원 감축을 권고한다. 권역별로 최대 절반에 이르는 대학들에 감축을 권고할 계획이다. 최소 30% 숫자의 대학이 정원 감축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기준보다 미충족했는데도 정원 감축을 하지 않은 대학은 일반재정지원 중단 등의 조치를 하고, 정원 감축 우수대학은 인센티브를 부여한다. 유지충원율 점검은 지역 여건 차이를 고려하고 신입생뿐만 아니라 재학생 충원 현황까지 반영한다. 세부 사항은 올해 10월께 대학혁신지원사업 기본방향을 통해 발표한다.
정원 외 모집도 관리한다. 올해 정원 외 모집은 약 4만5000명에 이른다. 미충원 분보다도 많은 숫자가 정원 외 모집으로 충원된 셈이다. 교육부는 대학별 적정 규모화 계획을 정원 내외 총량 관리를 포함해 수립하도록 한다. 일부 정원 외 전형은 연차적으로 정원 내 선발로 전환한다.
대신 정원 조정은 유연하게 할 수 있게 제도를 만든다. 연구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대학원 정원을 확대할 수 있도록 하반기에 학부-대학원 간 정원 조정 비율을 개선할 계획이다. 현재는 일반대학이 1.5명의 학부생 정원을 줄여야 대학원 정원 1명을 늘릴 수 있다. 성인학습자 전담과정으로 정원을 전환하는 경우에는 일정 비율을 정원 감축 실적으로 인정하는 특례를 적용한다. 대학이 정원 감축 타격을 직접 받지 않도록 모집유보정원제도 도입한다.
한계대학의 원활한 폐교청산을 위해 체불임금 우선 변제를 위한 청산융자금 등 교직원 지원책을 마련한다. 폐교 자산 관리 및 매각을 위한 통합관리 시스템 구축, 청산인 제도 개선 등을 추진한다.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학령인구 감소에 따른 지금의 위기를 대학이 과감한 체질 개선과 질적 혁신을 통해 한 단계 도약하는 기회가 되도록 함께 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교육부는 2022학년도에 적용되는 정부 재정지원가능 대학 총 284개교 명단을 발표했다. 서울기독대, 예원예술대, 두원공과대, 부산과기대, 서라벌대는Ⅰ유형으로 학자금 대출(일반상환) 50%가 제한된다. 경주대·금강대·대구예술대·신경대·제주국제대·한국국제대·한려대·강원관광대·고구려대·광양보건대·대덕대·영남외국어대·웅지세무대는 Ⅱ유형으로, 국가장학금을 받을 수 없고 학자금대출도 전면 제한된다.
* 대학명은 가나다순임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