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호의 창업실전강의]<165>스타트업이라면 기업 내 창의력을 잃어서는 안 된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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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트업이 기존 기업과 달리 반드시 갖춰야 할 역량을 하나 꼽자면 '창의력'을 꼽고 싶다. 소비자들이 이미 신뢰감이 형성된 기존 회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 보는 회사 제품을 선택하는 이유는 새롭고 기존 제품과는 차별화된 제품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스타트업 기업들은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기존 기업들과는 차별화된 방식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다. 직함을 없애고 수평적 조직문화를 지향하는 회사라든가, 전 직원을 대상으로 성격테스트를 수행해 성격 유형별로 명찰 색깔을 달리한 회사 등등 기발한 방식으로 회사 문화를 형성하기 위한 노력들을 전개한다. 이러한 노력들 모두 창의력을 배양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노력들은 일견 전혀 다른 방식으로 전개되는 듯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상당히 유사한 지향점을 갖고 있다. 그 중 하나가 협동을 장려한다는 점이다. 남다른 혁신을 가져다 준 제품과 서비스는 한 사람의 머리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여러 사람들의 논의와 검토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집단 지성인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사실은 쉽게 확인 가능하다. 과거 학창시절 우리는 세계적 제품의 발명가들의 이름들을 위인전이나 교과서 등에서 마주친 바 있을 것이다. 전화기 발명자는 벨, 전구 발명자는 에디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커다란 변화를 가져다주는 일련의 제품들의 경우에는 해당 제품을 누가 발명한 것인지 좀처럼 알려지지 않는다. 그것은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들의 지식과 노력에 의해 만들어진 집단 지성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대부분 이러한 혁신가들은 학교 내지 기업, 연구소 등에 모여서 일을 한다. 어떤 기업에서 신기술 개발에 성공했다든가, 특정 대학 내지 연구소에서 신물질 개발에 성공했다는 등의 기관명을 중심으로 혁신의 주체가 누구인지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혁신을 위한 원활한 협력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조직 내에서 다양한 관점을 수용하도록 해야 한다. 다른 분야의 종사자 내지 전공자들이 모여서 협력을 하는 과정에서는 비슷한 분야에서 종사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의사결정 방식, 가치 부여 내용 등이 전혀 다른 경우가 많다. 실리콘밸리 내지 베를린과 같이 세계적 창업 허브 도시들의 경우에는 조직 구성원 간의 인종적, 종교적 차이 등으로 적지 않은 갈등 요인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국 타인에 대한 수용성과 이해도가 조직 내에서 얼마나 높은지에 따라 혁신의 성과가 달라지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특정 분야 전문가라 하더라도 다른 부서 내지 다른 직무 업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함께 제공해줘야 한다. 마케팅 전문가라 하더라도 제품 개발 파트의 업무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반대로 연구개발(R&D) 파트에 해당하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영업 현장에서 어떠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지를 이해할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 다른 부서 업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 역시 기업 성과로 이어질 수 있는 중요한 밑천이기에 이러한 노력 역시 성과보상으로 인정해줘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기존에 자리매김한 기업들마저도 새로운 대안들을 모색해야 할 상황이 됐다. 많은 기업 CEO들이 기존 직원들이 변화된 상황에 부합하는 새로운 대안을 좀처럼 제시하지 못한다고 푸념하는 경우가 많은 듯하다. 지금 이와 유사한 생각을 갖고 있는 창업자 내지 기업가가 있다면, 혹시 혁신적 대안을 특정인 내지 특정부서에서만 강요하는건 아닌지, 이미 혁신적 아이디어가 제시됐는데 선입견으로 이를 묵살하는 건 아닌지 되돌아 보길 권하고 싶다.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박정호 명지대 특임교수 aijen@mju.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