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가 라이브커머스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급변하는 비대면 소비 트렌드에 대응하고, 온라인 채널로 이탈하는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유명 인플루언서나 연예인을 앞세운 예능형 콘텐츠로 차별화를 꾀하는가 하면 자체 전문 스튜디오를 여는 등 '라방' 역량 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모습이다.
이마트는 지난 11일 성수동 본사 6층에 32평 규모의 라이브커머스 전문 스튜디오 '스튜디오e'를 오픈했다. 실시간으로 방송 화면에 이미지·텍스트를 삽입하고 촬영 중 출연자와 의사소통이 가능한 부조정실을 갖추는 등 라이브 방송에 최적화된 시스템을 구축했다.
회사 측은 “방음 설계와 다양한 조명, 이동식 간이 조리시설로 이마트 상품을 더욱 생생하게 고객에게 전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마트는 이곳에서 SSG닷컴 라이브커머스 '쓱라이브'를 비롯해 각종 라이브 방송을 촬영해 이마트의 경쟁력 있는 상품을 온·오프라인 경계 없이 고객에게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홈플러스도 지난해 말 자체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홈플 라이브'를 선보였다. 상품 가격과 할인행사 중심의 일방적 정보 전달보다는 지속적인 양방향 소통을 통해 빠르게 변화하는 소비자와 접점을 확대하겠다는 접근이다. 특히 자사 애플리케이션(앱)에서 방송을 진행, 온라인으로 고객 유입을 늘리는 효과도 노렸다.
지난달부터는 특별한 볼거리 제공을 위해 SBS미디어넷과 협업해 유명 셰프와 연예인이 출연하는 특별 방송을 진행하고 있다. 예능 방송 출연진이 홈플라이브에 직접 나와 홈플러스의 신선 상품으로 직접 요리를 하는 형태로, 연말까지 총 16회를 편성해 고정 접속자를 확보할 계획이다. 홈플라이브의 고정 시청자 수는 7000명 이상으로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라이브커머스 전문 플랫폼 '그립'과 손잡고 대형마트 중 가장 먼저 라이브 방송 판매를 시작했다. 올해는 통합 온라인몰 롯데온의 '온라이브'를 통해 라방 판매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롯데마트 직매입 상품 및 자체 브랜드(PB) 상품뿐 아니라 하반기에는 개방형 플랫폼으로 전환해 입점 셀러에게도 라이브 판매 채널을 제공할 방침이다.
이처럼 대형마트가 라이브커머스에 주력하는 까닭은 '라방'을 통해 새로운 소비 계층으로 떠오른 MZ세대에게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함이다. 단순한 구매 활동이 아닌 재미와 간접적 경험을 원하는 젊은 신규 고객을 유치해야 지속 성장이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라방을 통한 매출 상승효과도 봤다. 지난달 29일 이마트 월계점에서 진행한 참치, 전복 라이브방송의 경우 바이어가 직접 상품을 소개하며 목표 매출을 200% 초과 달성했다. 현장감은 물론 신뢰도까지 확보하며 시청자수는 2만명, 좋아요 수는 3만4000개를 기록했다. 이마트는 트레이더스 연산점 오픈 당시에도 생동감 있는 쇼핑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기념 라방을 진행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전통 유통 채널인 대형마트가 라이브 방송을 통해 독특하고 재밌는 콘텐츠를 추구하는 '펀슈머'(Fun+Consumer) 경향이 강한 젊은 세대에게 매력적인 쇼핑 공간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