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몰의 위탁판매 시스템을 활용해 소자본 쇼핑몰 창업에 뛰어드는 개인 판매자(셀러)가 늘면서 네이버와 쿠팡의 오픈마켓 사업 성장에도 속도가 붙었다. 셀러는 도매몰을 통해 재고부담 없이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고, 오픈마켓은 이를 통해 상품 구색을 늘리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됐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가 운영하는 오픈마켓인 스마트스토어의 1분기 거래액은 작년 동기대비 53% 증가했다. 스마트스토어 수는 40% 증가한 45만개로, 월평균 신규 판매자가 3만3000명을 넘어섰다. 쿠팡도 오픈마켓인 마켓플레이스 입점 셀러가 빠르게 늘며 수익 개선과 상품수 확대에 성공했다. 아직 직매입 비중이 높지만 중개수수료 기반의 오픈마켓을 전략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 쿠팡 마켓플레이스 매출은 1조원에 달한다.
이처럼 네이버 스마트스토어와 쿠팡 마켓플레이스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기업간거래(B2B)를 기반으로 한 도매몰의 위탁판매 서비스가 있다. '드롭쉬핑'으로 불리는 위탁판매는 사입 비용과 재고 및 물류 부담 없이 온라인 창업이 가능한 모델이다. 물건을 사입하지 않아도 주문만 전달하면 상품 공급자인 제조공장과 도매상이 재고관리부터 배송까지 처리한다.
소매상인 셀러는 도매몰에 등록된 상품 데이터베이스(DB)를 네이버쇼핑과 쿠팡의 오픈마켓에 옮겨놓고 판매에만 집중하면 된다. 도매상 입장에선 판로를 확대할 수 있고, 셀러 입장에선 재고를 떠안지 않아 창업 부담이 적다. 도매매와 오너클랜, 온채널 등이 대표적인 B2B 위탁판매 서비스 업체다.
특히 도매몰과 오픈마켓 응용프로그래밍개발환경(API)을 연동해 도매몰에 등록된 상품을 쇼핑몰에 일괄 등록하는 통합 솔루션이 개발되면서 위탁판매 사업 활성화에 탄력이 붙었다. 실제 도매몰인 '도매매' 상품을 네이버와 쿠팡에 대량으로 등록할 수 있는 스피드고 전송기는 6개월 만에 이용자가 1만명을 넘어섰다. 현재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1만1500명, 쿠팡 마켓플레이스 4480명의 셀러가 해당 솔루션을 통해 상품을 위탁판매하고 있다.
네이버와 쿠팡의 오픈마켓에 입점하는 위탁판매 셀러가 늘면서 판매수수료 수익을 나눠갖는 B2B 도매몰 업체들도 급성장하고 있다. 도매매를 운영하는 지앤지커머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32억원으로 전년 대비 176.6% 급증했다. 매출액은 149억원으로 영업이익률이 21.5%에 달한다. 오너클랜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31억원으로 2019년 3억원과 비교하면 1년 만에 10배 이상 늘었다. 매출은 53.7% 늘어난 79억원을 기록했다.
업계 관계자는 “도매몰 위탁판매 시스템을 활용한 개인 판매자가 늘면서 상대적으로 입점 문턱이 낮은 네이버와 쿠팡 오픈마켓 외형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오픈마켓과 셀러, 도매업자가 '윈-윈'하는 선순환 생태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박준호기자 junho@etnews.com
소자본 쇼핑몰 창업 개인 셀러 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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