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르거나 잡아당기는 자극의 세기에 따라 방출되는 빛의 밝기가 변하는 전자피부 기술이 개발됐다. 플렉서블 터치스크린 등 사람·사물 간 상호소통이 가능한 실감형 촉각피드백 소자의 상용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강문성 서강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 연구팀과 김도환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연구팀이 '스마트 발광형 전자피부'를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전자피부는 온도, 습도, 압력 등을 감지하는 사람의 피부와 유사한 기능을 나타낼 수 있는 전자 장치를 말한다. 웨어러블 디바이스 및 헬스케어 시스템 외에도 인간형 로봇 구현에 필요한 핵심장치로 큰 관심을 받고 있다.
기존 전자피부는 압력의 감지장치와 이에 대응해 빛을 내는 발광장치를 연결하는 복잡한 회로가 반드시 필요했다.압력이 가해지는 위치를 미세하게 구분하기 위해 감지장치와 발광장치를 높은 집적도로 배치하는 기술도 요구됐다. 이때 사용자의 입력을 받아들이는 힘 센서와 별도로 디스플레이 장치가 각각 필요하며, 이를 낮은 전력을 이용해 구동하는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기존 전자피부가 갖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바닷물의 흐름이 만드는 자극 등에 반응해 발광세기가 달라지는 해양 플랑크톤에 착안, 신축성 있는 고분자 소재에 전기화학적 발광소재를 적용한 전자피부를 설계했다. 전기화학적 발광소재는 산화·환원 반응에 의해 빛을 낼 수 있는 양·음이온 소재다. 누르는 부분에서만 힘의 세기에 따라 소재에 포함된 이온의 분포 변화를 바탕으로 빛의 단위면적당 빛의 세기(휘도)가 달라진다.
연구팀은 개별적으로 구성된 감압장치와 발광장치,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복잡한 회로 없이 가해진 자극의 위치와 세기를 실시간 빛의 변화로 응답하는 얇은 필름 형태의 발광소재를 구현했다. 이 소재는 사람의 손으로 만들어내는 다양한 범위의 압력(0~60kPa)을 다른 휘도의 빛으로 발광했다.
소재는 늘리는 자극에 대해서도 다양한 휘도를 보였는데 늘리는 자극에 비례해 증가했다. 이는 기존 보고된 일반적 전자피부의 시각적 피드백과 다른 특성이다. 연구팀은 늘리는 자극의 세기를 쉽게 구분하는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김도환 교수는 “기존 전자피부 분야에서 연구되지 않은 힘의 변화에 따른 발광층 내 이온 분포를 제어한 새로운 구동 방식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유연한 터치스크린, 버튼 없는 디스플레이 등 사용자 친화적 실감형 기술로의 발전가능성을 토대로, IoT 시대 사용자와 사물 간 시각적 촉각인터페이스 분야로의 응용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기정통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개인기초연구(중견연구) 사업으로 지원했다.
최호기자 snoop@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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