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표 배달앱 '배달의민족'을 운영하는 우아한형제들(의장 김봉진)과 쓰레기 재활용으로 돈을 벌겠다는 소셜벤처 수퍼빈(대표 김정빈)이 손을 잡았다. 코로나19 이후 배달문화 확산으로 급격하게 늘어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이들은 아산시에 시범 적용해 수거된 음식 배달용기를 재활용가능한 소재로 가공해 부가가치를 만들어 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관련 법·제도적인 기틀 마련에도 공조한다.
1일 수퍼빈은 경기도 분당 수퍼빈 본사에서 우아한형제들, 아산시, 강훈식 의원과 함께 일회용 음식 배달용기의 순환자원 생태계 구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들은 사회 문제로 대두된 일회용 플라스틱 폐기물 처리 문제의 시급성을 인지, 근원적인 문제 해결에 뜻을 모았다. 특히 폴리프로필렌(PP) 소재의 음식배달용기를 가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등의 2차적인 환경 오염 문제도 최소화할 수 있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
우선 수퍼빈은 일회용 플라스틱 배달용기를 회수할 수 있는 로봇 '네프론'을 추가 개발했다. 지금까지는 페트병(PET)과 캔만 수거할 수 있었으나 플라스틱 용기(PP)로 수거 자원을 확대한 것이다.
새롭게 개발한 네프론은 아산시에 오는 9월부터 적용해 운영한다. 총 20대가 우선 설치된다. 아산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단순 생활 폐기물을 처리하는 '청소 행정'에서 벗어나 '자원순환 행정'을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아산 시민들이 음식 배달용기를 네프론에 투입하면, 네프론이 인공지능(AI) 기술로 재활용 가능여부를 판독한다. 재활용이 가능할 경우 현금으로 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시민들에게 적립해준다. 수퍼빈은 수거된 용기를 플라스틱 재생원료인 플레이크 소재로 가공하고, 이를 다시 알갱이 형태의 펠릿으로 만들 계획이다. 펠릿은 의류, 플라스틱 등의 원료로 활용되는 고부가가치 소재다. 수퍼빈은 이러한 후방공정을 국내 대표 석유화학회사들과 함께 추가 연구개발해 사업화를 추진한다.
이번 실증사업으로 아산시는 네프론 서비스 운영 및 각종 행정지원을 맡고, 강훈식 의원은 관련한 제도 개선에 나설 예정이다. 우아한형제들은 네프론 연구 및 제작을 지원하고, 고객들에게 이번 사업의 취지를 알리는 홍보 활동에 적극 나선다.
김정빈 수퍼빈 대표는 “음식 배달용기를 소재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환경 오염을 최소화하면서 부가가치까지 확보하는 방안으로 운영할 방침”이라며 “음식 배달용기를 순환경제 기반으로 재활용하는 시도는 해외에서도 아직 보고된 사례가 없어 의미있는 실증사업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