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에너지가 국내 2위 전기차 충전서비스 사업자인 지엔텔의 충전서비스 사업부 인수를 추진한다. GS에너지는 자회사 GS칼텍스의 전국 주유소를 기반으로 하는 급속 충전사업뿐만 아니라 GS그룹의 아파트나 유통점 등 시설물을 활용한 완속 충전으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할 것으로 전망된다.
GS에너지는 지엔텔의 충전사업부 인수를 위한 막판 협상에 들어갔다. 두 회사는 지엔텔의 충전사업부를 분사시킨 뒤 GS에너지가 회사 지분 절반 이상을 인수하는 형태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두 회사가 평가한 해당 사업부 가치는 약 300억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엔텔은 지난 2004년 LG전자 통신운영사업부가 분사해 출범한 회사다. 2017년 전기차 충전서비스 시장에 진출, 전국에 약 7000기의 완속충전기(7㎾급)와 170여기의 급속충전기(50·100㎾급)를 운영하고 있다. 전국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기차 충전기 규모로는 국내 2위 업체다. GS에너지 관계자는 1일 “전기차 충전 분야의 사업 다각화를 위해 지엔텔 측과 충전사업부 인수 등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업계는 GS에너지가 주유소 기반의 급속과 초급속 충전사업에 이어 완속(7㎾) 충전서비스로까지 사업 영역을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보고 있다. 올해 국내 전기차 누적 보급 대수가 20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GS그룹의 건설사, 유통망 등 거점을 활용한 사업 충전서비스 확대가 예상된다.
GS에너지 자회사인 GS칼텍스는 한국에너지공단 보조금 지원 사업을 통해 현재 전국 50여 주유소에 133기의 100㎾급 급속충전기를 운영하고 있다. 국내 정유사 가운데 가장 많은 충전시설을 보유하고 있다.
SK에 이어 GS까지 전기차 충전사업에 나서면서 그동안 충전 시장을 관망하고 있던 국내 대기업이 충전 시장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내 계열사가 보유 또는 운영하고 있는 각종 시설물을 활용하면 초기 시장 진입에 유리한 데다 고객 확장 등 연관 사업에 유용하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대기업은 국내 전기차 시장을 지켜보면서 시범사업 정도에 머물렀지만 전기차 수요가 20만대를 넘어서는 시점에서 충전사업을 준비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국내 전기차 시장이 30만~40만대 수준이면 정부가 아닌 민간 주도의 충전 등 전기차 관련 시장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달 SK가 시그넷이브이의 지분 55.5%(2932억원)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에너지와 유통 분야에 특화된 대기업이 충전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박태준기자 gaius@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