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소비자 물가가 2.6% 오르며 9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조류 인플루엔자(AI) 등 여파로 달걀 등 농산물 가격이 17%에 근접한 상승 등이 요인이다. 또 국제유가 급등세로 공업제품 가격도 뛰었다.
2일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07.46(2015년=100)으로 작년 동월 대비 2.6% 올랐다. 이같은 상승률은 2012년 4월(2.6%) 이후 9년 1개월 만에 최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월(0.6%), 2월(1.1%), 3월(1.5%)을 지나 4월(2.3%)에는 2%대로 올라서더니 지난달에는 2% 중후반을 넘어선 것이다.
품목 성질별로 보면 상품은 한 해 전보다 4.0% 상승했다.
이른바 장바구니 물가로 불리는 농축수산물은 작황 부진과 AI 여파에 12.1% 오르며 두 자릿수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 중 농산물은 16.6% 상승했다. 파(130.5%), 달걀(45.4%), 쌀(14.0%)에서 상승률이 높았다.
축산물은 10.2%, 수산물은 0.5% 올랐다.
공업제품 물가는 3.1% 상승했다. 석유류(23.3%)가 2008년 8월(27.8%) 이후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한 영향이다.
석유류 가격이 지난해 낮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에 큰 폭으로 상승했고, 물가 상승 폭을 확대한 주요 원인이 됐다.
전기료 인하 등이 반영되며 전기·수도·가스는 4.8% 하락했다.
서비스는 1.5% 올랐다. 개인서비스는 2.5% 오른 반면 공공서비스는 0.7% 하락했다.
개인서비스 가운데 외식 물가는 2.1% 상승했다. 농축산물 가격 상승세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됐다.
집세는 한 해 전보다 1.3% 오르며 2017년 11월(1.4%) 이후 가장 많이 상승했다. 전세와 월세 상승률은 각각 1.8%, 0.8%를 나타냈다.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1.5%,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1.2% 올랐다.
생활물가지수는 한 해 전보다 3.3% 올랐고 신선식품지수는 13.0% 뛰었다.
한편 정부는 연간 기준으로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인 2%를 상회할 가능성은 제한적인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5월 소비자물가는 작년 5월 물가가 매우 낮았던 점을 고려할 때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하면서 지표물가가 높게 형성될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억원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2분기 물가는 일시적으로 2%를 상회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하반기부터는 기저효과가 완화되고 농축수산물의 수급 여건 또한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원자재 가격도 글로벌 공급 확대로 점차 수급 균형을 찾아간다는 게 주요 기관들의 대체적 시각이라고 강조했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