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동차 강판 가격을 4년 만에 인상, 마진율을 개선할 전망이다. 실적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자동차 강판 총 매출의 80% 안팎을 현대·기아차 공급을 통해 달성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대제철 자동차 강판 매출액은 2017년 4조7015억원, 2018년 4조8834억원, 2019년 4조6974억원, 2020년 4조5059억원을 기록했다. 이 가운데 80~90%는 현대·기아차 물량으로 추정된다. 연간 매출 3조6000억원 안팎을 현대·기아차에서 올리는 셈이다.
올해 현대제철 자동차 강판 매출액은 큰 폭 늘어날 전망이다. 원가 상승을 이유로 자동차 강판 판매 가격을 올렸기 때문이다.
앞서 현대제철과 포스코는 지난달 31일 현대·기아차와 자동차 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2017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에 인상이다. 자동차 강판 가격은 2016년 톤당 90만4000원에서 2017년 93만4000원으로 3만원 인상됐고, 이후부터 2020년까지 96만4000원을 유지했다. 한국자원정보서비스에 따르면 원재료인 철광석 가격은 2018년 6월 톤당 65.29달러에서 지난달 28일 기준 191.38달러로 3배 안팎 뛰었다.
현대제철은 하반기 실적 전망에 청신호가 켜졌다. 이 회사는 현대·기아차에 연간 자동차 강판을 400만톤에서 550만톤을 공급한다. 톤당 5만원 인상분을 적용하면 최소 2000억원 추가 매출이 기대된다. 포스코 실적 전망도 밝다.
다만 올해 반도체 부족 등 자동차 생산량 감소 영향으로 자동차 강판 판매가 감소, 매출 기여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반면에 철강업계는 영향이 미미할 것이란 판단이다.
한 철강업계 관계자는 “일부 차량용 반도체 국산화가 이뤄진 상황”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차량용 반도체 부족이 철강업계에 미칠 영향을 4% 내외로 판단한다”고 설명했다. 올해도 현대제철과 포스코 자동차 강판 판매량은 견조할 것이라는 얘기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지난 4년 동안 원가 상승분을 자동차 강판 가격에 반영하지 못했었다”면서 “이번 인상을 계기로 자동차 강판 마진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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