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중공업이 그리스 최대 선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과 밀월 관계를 구축했다. 최근 삼성중공업은 안젤리쿠시스그룹으로부터 총 4200억원 규모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2척을 수주했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기존에 대우조선해양에 집중 발주해 왔으나, 수주처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중공업으로 눈을 돌린 것으로 해석된다.
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는 최근 삼성중공업에 LNG 운반선 2척을 총 3억7400만달러(약 4164억원)에 발주한 것으로 파악됐다. 인도 예정 시기는 2024년이다.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익명으로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주 선박은 친환경 스마트십 기술이 적용됐다. 선박과 바닷물 사이 마찰저항을 줄여 연비를 높이는 공기윤활시스템 '세이버 에어(SAVER Air)'와 추진엔진 축 회전력을 이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축 발전기 등을 탑재했다. 또 최적 운항 상태와 경로를 자동 설정하는 스마트십 솔루션 '에스베슬(SVESSEL)'이 적용됐다.
이번 발주는 안젤리쿠시스그룹이 지난 2020년 말 LNG운반선 계약에 포함된 옵션 2척을 행사한 것으로 파악된다. 당시 삼성중공업은 오세아니아 선사와 LNG운반선 총 8척 건조의향서(LOI)를 교환했다. 이를 놓고 조선업계 등에선 오세아니아 선사가 안젤리쿠시스그룹 산하 마란가스라는 추측이 제기됐었다.
삼성중공업이 안젤리쿠시스그룹에 인도할 LNG운반선은 프랑스 대형 에너지기업 토탈이 이끄는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투입될 것으로 전망된다. 모잠비크 프로젝트는 모잠비크 최초 육상 LNG 개발이 골자다. 토탈은 모잠비크 LNG 개발을 위해 약 150억달러(약 16조7070억원)를 조달했다. 총 사업 규모는 230억달러(약 25조6174억원)에 이른다.
조선업계는 삼성중공업과 안젤리쿠시스그룹 관계에 주목하고 있다. 애초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삼성중공업 경쟁사인 대우조선해양과 긴밀 관계를 유지하고 집중 발주했기 때문이다. 실제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이번 LNG운반선 최초 건조 계약에 앞서 대우조선해양과 가장 먼저 논의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는 안젤리쿠시스그룹이 수주처 다변화 차원에서 삼성중공업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한다.
다만 삼성중공업 측은 안젤리쿠시스그룹 발주 등과 관련해 말을 아꼈다. 회사 관계자는 “선사 정보에 대해선 확인해줄 수 없다”면서 “발주 사실도 확인이 어렵다”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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