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형 에어컨이 가전업계 '태풍의 눈'으로 부상했다. 2019년부터 인기를 끌기 시작한 창문형 에어컨은 올해 삼성전자, 위니아, 쿠쿠 등이 가세하면서 시장 규모를 대폭 키우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이 주류를 이루면서 스펙 경쟁도 가속화됐다.
3일 롯데하이마트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집계한 창문형 에어컨 매출액 자료에 따르면 창문형 에어컨 판매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745% 증가했다. 단일 제품으로 1년 사이 매출액 성장이 7배가 넘는 것은 드문 일이다. 그만큼 올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이 크게 성장했다는 의미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가정에 머무는 시간이 늘면서 방마다 설치할 수 있는 냉방기기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다.
올해 출시된 신제품 개수도 작년 대비 크게 늘었다. 한국에너지공단 냉방기기 에너지소비효율 등급 데이터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말까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을 획득한 창문형 에어컨은 69개에 이른다.
에어컨 본격 판매 성수기가 시작되는 4월 이후 매일 신제품이 1개 이상 출시됐다는 의미다. 지난해 1등급 창문형 에어컨이 14개인 점을 감안하면 5배 이상 늘어난 규모다.
올해 창문형 에어컨 시장은 제품 스펙이 한층 더 업그레이드된 것이 특징이다. 올해 5월 말 기준 창문형 에어컨을 출시한 모든 업체가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선보였다. 핵심 부품인 모터도 생산 원가가 높은 인버터 방식을 채택했다. 정속형 모터와 달리 인버터 모터는 기기 가동 상황에 따라 자유자재로 모터 회전 속도를 달리해 에너지 효율을 높일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4~5등급 제품도 일부 판매됐고 모터도 정속형 부품을 사용한 업체도 다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창문형 에어컨 인기가 높아지면서 올해는 중소 업체까지 모두 1등급 제품을 선보이고 인버터 부품을 탑재해 제품이 상향평준화 됐다”고 말했다.
시장이 대폭 성장한 데는 삼성전자, 위니아딤채, 쿠쿠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의 시장 진출이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에는 파세코, 신일, 귀뚜라미, 한일전기, 오택캐리어, 미란, 이파랑 등 7개 중소·중견 업체가 주로 창문형 에어컨을 선보였다.
올해에는 규모가 큰 가전업체들이 창문형 에어컨 제품을 선보이면서 소비자 신뢰도가 더욱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사진] 롯데하이마트 대치점에서 고객이 창문형 에어컨을 살펴보고 있다](https://img.etnews.com/photonews/2106/1419864_20210603163155_443_0001.jpg)
현재 시장 점유율 1위는 업계에서 유일하게 국내 생산을 고집하는 파세코다. 삼성전자, 위니아딤채 등도 빠르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어서 올해 어느 때보다 시장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지고 있다.
주광민 롯데하이마트 대치점 지점장은 “창문형 에어컨은 간편하게 설치해 실내 공간 냉방을 할 수 있어 인기”라면서 “최근에는 제품 라인업도 다양해지면서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난 고객들의 구매 문의가 더욱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창문형 에어컨 시장 진출 기업 현황]
박소라기자 sr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