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7개국(G7)이 법인세 하한을 15%로 합의함에 따라 글로벌 빅테크 기업의 꼼수 세금전략에도 균열이 갈 전망이다.
구글, 페이스북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은 세율이 현저히 낮은 조세피난처나 저세율 국가에 본사를 두는 방식으로 세금을 회피할 수 없게 된다.
G7 재무장관은 영국 런던에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을 최소 15%로 정하기로 합의했다.
또, G7은 수익성이 높은 대기업의 경우 이익률 10%를 초과하는 이익의 최소 20%는 매출이 발생한 국가에서 세금을 내도록 하자고 합의했다.
이에 따라 낮은 법인세율을 무기로 기업을 유치해 세수를 얻는 국가나 조세회피처를 활용하는 빅테크 기업 '비즈니스모델'에도 균열이 갈 수밖에 없다.
실제 아일랜드는 구글과 애플 등 다국적 빅테크 기업 유럽본부를 유치했다. 아일랜드의 법인세율은 12.5%로, 서유럽에서 가장 낮은 국가다.
이처럼 낮은 법인세율로 기업을 유치해 온 국가는 반발했다.
파스칼 도노호 아일랜드 재무장관은 G7이 합의한 대로 글로벌 최저 법인세율이 규정되면 법인세수 5분의 1이 날아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세계 최대시장인 중국이 얼마나 적극적일지도 알 수 없다. 홍콩의 법인세율은 16.5%로 세계에서 일곱 번째로 낮고, 아시아에서는 최대 조세회피처로 꼽힌다.
많은 외국기업이 중국 본토에서 벌어들이는 수익을 홍콩으로 넘겨 세금을 절약하며 중국 외국인직접투자(FDI) 70%가 홍콩을 거쳐 들어온다.
아직 논의과제는 산적했다. 앞으로 기업에 매기는 세금을 두고 G7 내 갈등도 남았다.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국가는 구글과 아마존 등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소득이전으로 법인세를 회피하자 자국 내 매출에 세금을 매기는 디지털세를 도입했다.
이에 미국은 자국 기업을 부당하게 차별하는 조처라며 반발했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3일 영국과 이탈리아, 스페인, 오스트리아 등 6개국 디지털세가 부당하다고 결론내렸다.
G7 재무장관 회의에서도 미국은 디지털세를 없애자고 주장했고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는 최저 법인세율 합의가 완전히 이뤄지면 폐지하겠다고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G7의 당면과제는 내달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에서 최저 법인세율 합의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성공하면 10월 G20 정상회담에서 최종합의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재희기자 ryuj@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