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정우 포스코 회장 "하이렉스 기술로 수소환원제철 상용화 가속"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 포스코 제공]

최정우 포스코 회장이 '하이렉스(HyREX)' 기술 개발을 가속해 2050년까지 수소환원제철 설비를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성공할 경우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세계 철강업계에서 독보적 입지를 구축할 전망이다.

7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5일 발표된 '2020 포스코 기업시민보고서'에서 “향후 10~20년 내 수소환원기술 파일럿(시제품) 테스트 및 하이렉스 기술 개발을 완료할 것”이라면서 “기존 고로 설비를 하이렉스 설비로 단계적으로 전환해 2050년까지 상용화를 완료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소환원기술은 제철소 제선공정에서 환원제 및 열원으로 사용되는 석탄을 수소로 대체, 온실가스를 획기적으로 감축하는 기술이다. 제철소는 철강 생산과정에서 석탄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를 철광석과 산소를 분리시키는 환원제로 사용한다. 이 과정에서 막대한 이산화탄소가 발생한다. 철강사들이 우리나라 탄소 배출량 가운데 20% 안팎을 차지하는 이유다. 하지만 수소환원제철은 일산화탄소 대신 수소를 환원제로 사용, 이산화탄소를 배출하지 않는다.

최 회장이 기술 개발을 밝힌 하이렉스는 고유 제선 기술인 파이넥스를 기반으로 한다. 파이넥스는 가루 형태 철광석과 석탄을 유동환원로와 용융로를 거쳐 쇳물을 생산하는 공법이다. 이를 적용한 수소환원제철은 친환경 수소를 철광석과 함께 유동환원로에 넣어 직접환원철을 생산하고, 이를 전기로에서 정제해 쇳물 제품을 생산한다. 앞서 포스코는 관련 기술 개발과 상용화를 위해 올해 '저탄소공정 연구그룹'을 신설한 바 있다.

현재 포스코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에서 세계적으로 앞서 있다는 평가다. 현재 유럽 철강사들이 도입을 추진하는 방식은 샤프트형 미들렉스(Shaft Midrex)다. 값비싼 펠릿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수입해야 하는 국가 등에선 비용 및 조달 문제가 발생할 공산이 크다. 일본은 고로사들이 힘을 합쳐 관련 기술을 개발 중인데, 수소 사용 비율을 기존 5%에서 15%까지 높이는 것이 목표다. 포스코가 그린수소 100% 취입을 목표로 잡은 것과 대비된다.

다만 포스코가 오는 2050년 하이렉스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뒤따라야 한다. 그린수소 연간 370만톤과 3.7GW 규모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안정적이고 값싼 그린수소 및 재생에너지 전력 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관련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

최 회장은 “순환경제 관점에서 철스크랩 사용량을 늘릴 수 있는 공정개발과 석탄 사용량 일부를 수소로 대체하는 기술 등 다양한 저탄소 솔루션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면서 “장기적으로 사업장에서 넷제로(Net Zero)를 달성하기 위해 수소환원제철 공법을 상용화, 지속가능 방식으로 철강을 생산하면서 산업 생태계 전반 탄소중립 달성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