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니콘 넘어 '데카콘' 기업 2년만에 2배 증가…한국기업은 '전무'

전세계 유니콘기업 700여곳 가운데 데카콘(기업가치 100억달러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에 진입한 기업이 31곳으로 나타났다. 2년전에 비해 2배 늘어났다. 미국과 중국 기업들이 독식한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유니콘 기업 성장세가 해외 기업에 비해 더딘데다 진출 분야도 전자상거래 등 특정 분야에만 쏠려있다는 관측이다.

유니콘 넘어 '데카콘' 기업 2년만에 2배 증가…한국기업은 '전무'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CB인사이츠가 최근 발표한 전 세계 유니콘 기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703곳의 유니콘 가운데 31개 기업이 데카콘 대열에 합류했다. 데카콘은 유니콘 기업이 비상장 상태에서 대규모 펀딩을 통해 기업가치를 계속 키워 유니콘의 10배인 100억달러의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것을 말한다. 2019년 2월기준 데카콘 기업이 15곳이었던 거에 비하면 2년새 2배가 늘어났다.

데카콘 기업에서 다시 10배이상의 기업 가치를 받으면 헥토콘이 된다. 헥토콘으로는 틱톡의 모회사인 중국의 '바이트댄스'가 유일하다. 2017년 4월 유니콘 기업이 된 바이트댄스는 현재 1400억달러(약 156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뒤를 이은 데카콘으로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950억달러) △테슬라 창업자인 일론 머스크의 민간 우주 항공 회사인 '스페이스X'(740억달러) △중국의 차량 공유 업체 '디디추싱'(620억달러) △미국의 장보기 구매대행 업체 '인스타카트'(390억달러) △스웨덴의 핀테크 스타트업 '클라르나'(310억달러) 등이 포함됐다.

코로나19 상황속에서도 유니콘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반면 국내 유니콘 기업들의 움직임은 상대적으로 잠잠하다. 쿠팡이 미국 뉴욕증시에 상장하면서 유니콘 대열에서 빠지면서 현재 CB인사이츠 기준 10개사만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되어 있다. 크래프톤, 옐로모바일, 비바리퍼블리카(토스), 위메프, 무신사, L&P코스메틱, 야놀자, 지피클럽, 에이프로젠, 쏘카 등이다. 이중 가장 몸값이 비싼 곳은 크래프톤이다. 현재 기업가치 50억달러로 데카콘에 진입하기 위해선 앞으로 두배 이상의 폭발적인 성장이 필요하다.

유니콘 기업의 출현 속도 더딘 상황이다. 지난해 모빌리티업계 처음으로 쏘카가 유니콘에 등극한 이후 더 이상 나오지 않고 있다. 마켓컬리와 '핑크퐁' '아기상어'로 유명한 스마트스터디가 현재 진행 중인 추가 투자를 마무리 지으면 올해 유니콘 기업에 오를 수 있다.

일각에서 국내 유니콘으로 소개하는 기업용 채팅 서비스 '샌드버드'와 인공지능 기반 광고 솔루션 업체 '몰로코' 등은 본사를 미국 실리콘밸리에 둔 기업으로 CB인사이츠 등의 여러 통계에선 미국 기업으로 분류되어 있다.

유효상 숭실대 교수는 “글로벌 시장에선 3일꼴로 한 곳의 유니콘이 탄생하는 데 비해 국내에서는 유니콘 기업 진출은 물론, 이들의 성장세가 많이 더딘 편”이라며 “지금의 데카콘기업들이 미래 시장을 선도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미국과 중국처럼 이제는 유니콘 기업을 넘어 데카콘 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전략적인 지원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표>세계 최고 유니콘 투자사 10곳의 투자기업 협황 출처:CB인사이츠
<표>세계 최고 유니콘 투자사 10곳의 투자기업 협황 출처:CB인사이츠

한편 CB인사이츠는 세계 최고 유니콘 투자사 10곳도 발표했다. 1위는 타이거글로벌매니지먼트로 93개 이상의 유니콘 기업에 투자했다. 뒤이어 소트프뱅크그룹(69개사 유니콘 투자), 텐센트홀딩스(58개사 유니콘 투자)로 나타났다.

성현희기자 sunghh@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