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진청 "이제 서서 수박재배 하세요"

수박수직재배장치 개발…노동강도 50%↓ 생산성 ↑

허리를 굽히거나 쪼그려 앉아 일해야 하는 수박 재배를 이제 서서 할 수 있는 경제적인 '수박 수직재배장치'가 개발됐다. 이 장치를 이용하면 땅바닥에서 키우는 기존 포복재배보다 노동 강도를 50% 이상 낮출 수 있다. 단위 면적당 생산량은 2∼3배 높일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노동 강도는 절반으로 줄이고 수확량은 2배로 늘리는 '수박 수직재배장치'를 개발해 특허출원 할 계획이라고 8일 밝혔다.

농진청 "이제 서서 수박재배 하세요"

개발한 장치는 간이 접이식 수박 받침대를 이용한 형태다. 설치와 철거가 쉽고 고정식과 이동식 시설하우스(온실)에서 모두 사용 가능하다. 시설하우스 지붕 파이프에 그물망을 설치해 바닥으로 내린 후 과실이 달리는 줄기를 플라스틱 집게로 그물망에 수직으로 고정한다. 그다음 수박이 주먹만 하게 자라면 수박받침대를 설치하고 그 위에 올려주면 된다.

수박받침대는 높이 70∼100cm, 길이 1.5∼2m의 접이식 형태의 다리와 수박을 올려놓을 수 있는 원형 모양의 판으로 구성됐다. 중소형과(2∼5kg)는 물론 대형과(6kg 이상) 재배도 가능하다.

수직재배장치를 이용하면 기존 포복재배에 비해 노동 강도 절감, 생산성 향상 등 경제적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수확 등 힘든 작업을 허리를 굽히지 않고 서서 함으로써 노동 강도를 50% 이상 줄일 수 있고, 농업인의 근골격계 질환 발생 위험도 낮출 수 있다. 심는 거리도 40㎝에서 20㎝ 줄여 이랑 수를 늘리는 밀식 재배가 가능해져 단위 면적당 생산량을 2∼3배 늘릴 수 있다.

지난 2019년 기준 전국 수박 재배면적은 1만 1972ha로, 78%는 시설에서, 22%는 노지에서 재배된다. 특히 경남지역은 전체 수박 시설재배 면적(1,981ha)의 약 99%(1,961ha)가량이 이동식 시설하우스다.

김승유 시설원예연구소 농업연구관은 “수박 수직재배장치는 노동 강도·생산량·농가소득 등의 측면에서 장기적으로 포복재배보다 경제적 효과가 크다”며, “앞으로 개발 장치의 특허출원, 농가 시범사업을 통해 수박 수직재배를 확대해하겠다.”고 말했다.

이경민기자 kmlee@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