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3>철도시설

정시성, 친환경 요구에 철도 수요 증가
노후시설 개선에 올해 1조3000억원 투입
철도 확대, 노후시설 증가로 원격 안전관리 요구 높아
빅데이터, IoT 등 적극 활용 '스마트철도 기술' 활성화

[특별기획]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3>철도시설

철도는 명실상부한 '국민의 발'이다. 지난해부터 도로 예산을 넘어서면서 가장 중요한 국가 인프라로 올라섰다. 2019년 말 기준 총 철도연장은 4274.21㎞다. 2014년 대비 철도연장은 605.9㎞가 늘어났다. 철도는 앞으로도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지역간 철도는 지속적으로 확충되고 있지만, 선진국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교통연구원에 따르면 면적기준으로는 철도가 프랑스·일본에 비해 25% 이상(약 1000km) 부족하다. 인구 기준으로는 현재보다 4000km 이상 연장 확보가 필요하다. 인구가 감소해도 철도 수요는 증가한다는 점에서 철도는 확대될 전망이다. 탄소중립 실현을 위해서도 철도 교통 중요성은 강조되고 있다. 철도는 대량수송이 가능해 탄소배출량이 적고 에너지효율이 높다. 온실가스배출량은 철도가 도로 대비 약 24분의 1에 불과하다. 철도는 배출량이 11tCO2eq/1백만톤·㎞, 도로는 266tCO2eq/1백만톤·㎞에 달한다. 고속도로 졸음운전 사고 상당수가 화물차 임을 고려하면 사회적 비용도 줄일 수 있다.

최근 제2의 부흥기라고 불릴 정도로 철도 건설은 확대되고 있다. 그만큼 철도 시설에 대한 안전 관리가 요구된다. 철도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이유는 그만큼 안전하고 친환경적이며 정확한 시간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전관리가 소홀할 경우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와 함께 고려해야 할 점이 노후 철도 개선이다. 수천㎞에 달하는 철도 대부분이 20년 이상됐다. 1930년대 구축된 철도도 있다. 실시간으로 이들 철도를 모니터링하고 위험요소에 대응할 수 있는 시설이 시급하다.

◇올해 노후시설개선과 안전시설 확충에 1조3000억원 투자

국가철도공단은 올해 안전·편의시설 확충, SOC 디지털화 등 노후시설 개량에 1조3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철도는 건설한지 오래돼 노후화된 시설이 많다. 건설산업연구원은 2030년이 되면 도로와 철도 등 SOC 중 30년 이상이 되는 노후 시설이 절반 가까이인 44.3%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2017년 기준 30년 이상인 철도 교량·터널은 38.6%다.

시설물 성능을 개선하고 안전성을 강화해 편리하고 안전한 철도로 개량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국가철도공단은 올해 개량사업비 중 국민안전 SOC 디지털화 및 노후시설물 성능개선 사업에 8600억원(66.5%)을 집중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경의선 성산천교 등 교량 26개소를 개선한다. 하천흐름이 지장 없도록 교각을 재배치하고 상부구조대를 교체한다. 과천선·분당선·일산선·경부선·경인선·경원선·안산선 등 수도권광역철도 7개노선의 전기·신호를 개량한다. 터널·교량 등 노후구조물 286개소와 전철·신호·통신 등 전기설비개량 1533개소도 개선한다.

SOC 디지털화를 통해 안전을 강화한다. LTE-R 무선통신망을 구축하고 스마트건널목을 구축한다. LTE-R 통신망은 관제센터·열차·유지보수자 간 영상과 음성·데이터를 주고 받을 수 있어 위급한 상황에서 보다 빨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해 준다. 끊김 없는 영상 신호를 통해 관제센터뿐만 아니라 운행 중인 열차 기관사도 역사 진입 전 승강장 화면을 볼 수 있다. 안전사고 사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스마트건널목은 레이저레이더 방식으로 지장물검지를 하고 건널목상황을 실시간 전송할 수 있는 설비다.

스크린도어 등 이용객 안전시설과 편의시설 확충 사업에는 4300억원(33.5%)을 투자할 계획이다. 승강장안전문을 설치하고 노후 안전문 성능도 개선한다. 터널에 방재구난지역을 설치하고 방재설비를 개량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침체된 경기회복을 위해 상반기 시설개량 사업비의 61%인 8000억원 이상을 조기 집행한다. 공단은 이를 통해 약 1만2000명 일자리를 창출할 방침이다.

◇철도이력관리, 원격모니터링…스마트 철도 기술 전면 도입

공단은 4000km가 넘는 철도와 막대한 양의 시설물을 한정된 인력과 재원으로 관리하고 있다. 그러나 매년 증가하는 철도를 인력 투입만으로 관리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 국가철도공단은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등을 활용한 스마트 기술을 철도 시설 관리에 활용할 예정이다. 인력 위주 업무는 부족한 분야부터 보완해 나가고 있다.

철도시설물은 교량, 터널, 궤도, 건축설비, 전차선 등 많은 시설을 포함한다. 건설을 완료하고 열차가 운행하면서부터 수십 톤의 하중과 고속의 열차운행, 하절기와 동절기의 환경에서 견뎌야 하기 때문에 끊임없는 관리가 필요하다. 철도시설은 시간의 경과에 따라 부식과 균열 등 노후화가 진행된다. 주기적인 점검과 진단으로 보수 개량해야 한다.

현 철도시설 관리방법은 유지보수 작업자가 일일이 현장으로 나가서 육안이나 일부 검측장비로 점검한 후 보수하는 형태다. 일부 노후화가 심해지면 시설개량 등을 통해 시설물을 교체 및 보강을 하지만 지속적으로 국가철도시설이 확충되고 시설물 노후화 진행에 따라 기존의 인력 점검, 보수 방법으로는 부족하다.

원격감시시스템 개념도
원격감시시스템 개념도

한계를 개선하기 위해 IoT를 도입한 철도시설 원격감시시스템을 구축 중이다. 원격감시시스템은 철도시설에 부착된 유·무선 IoT센서로 시설물 상태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이를 통해 보수가 필요하거나 개량이 필요한 개소를 예측한다. 관리효율을 높일 수 있는 모니터링 시스템이다. 2022년까지 강릉선 서원주~횡성 11km 구간에 시범 구축하고 시스템의 안정적 가동 여부를 모니터링·검증해 단계별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원격감시시스템이 도입되면 시설물에 대한 이상상태 조기 검지와 적기 유지보수가 가능하다. 시설물 재난 징후를 관제실·기관사에 실시간으로 공유해 열차 안전 운행에도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별기획]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자 <3>철도시설

철도시설 이력관리 종합정보시스템(RAFIS:RAil Facilities Information & history System)도 주목할만한 스마트 철도 안전 기술이다. RAFIS는 철도시설에 대한 이력정보와 유지보수 및 개량 등 전 생애에 걸친 시설물 정보를 빅데이터 기반으로 구축하는 유지보수 체계 시스템이다. 2018년 4월 착수해 올 상반기 운영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설계 및 시공단계 정보와 유지보수 단계에서 점검 및 보수 정보가 현재는 수기로 작성된다. 기록이 누락되는 경우도 발생되어 기획-설계-시공-유지보수에 걸친 전 생애 시설정보가 재활용 되지 못하고 있다. 보수 및 투자의 적정성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지 못하고 때로는 적기 보수, 개량 시기를 놓치기도 한다.

RAFIS는 철도시설의 선제적 예방 유지보수를 위해 IoT를 이용한 철도시설 상태정보와 유지보수 이력, 시설 개량 실적 등에 분석기술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대용량 데이터를 저장 및 처리, 분석할 수 있는 빅데이터 기반의 철도시설 유지보수 플랫폼(DSS)을 구축해 철도시설관리자 의사결정을 지원한다.

또 데이터 마이닝 등 통계적 분석을 통해 도출된 패턴과 추세를 분석해 철도시설 변화를 감지하고, 고장 원인 및 결과를 예측한다. 고장 대응방안을 마련할 수 있는 선제적 예방보수 체계를 구축해 적정 시기 유지보수 계획을 수립할 수 있게 된다.

국가철도공단은 “기존 방식으로는 증가하는 철도시설 관리에 한계가 있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최첨단 스마트 기술을 적극 도입해 국가 철도시설을 효율적이고 안전하게 관리하는 공단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문보경기자 okm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