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러와 영상 연결해 車 산다"…기아, 인도서 100% 비대면 플랫폼 실험

기아가 세계 4위 자동차 시장이자 신흥 전략 요충지인 인도를 공략하기 위해 영상으로 딜러와 고객을 연결해서 차량을 판매하는 비대면 온라인 판매 플랫폼 '디지 커넥트'(Digi Connect)를 이달 선보였다.

그동안 현대차 '클릭 투 바이'처럼 고객이 원하는 차종을 선택해서 구매하는 온라인 플랫폼은 등장했지만 딜러와 직접 영상으로 연결하는 100% 비대면 자동차 구매 플랫폼은 세계 최초이다. 기아는 인도 시장에 서비스가 안착하면 이후 다른 주요 국가로도 플랫폼 구축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을 세웠다.

기아 디지 커넥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화면.
기아 디지 커넥트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실행 화면.

8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는 이달부터 인도 시장에서 신규 온라인 판매 플랫폼 디지 커넥트를 운영하기 시작했다. 기존 온라인 판매 플랫폼에 최신 정보기술(IT)을 접목, 고도화했다. 디지 커넥트는 딜러와 고객 간 양방향 및 다자간 소통이 가능하다.

고객은 디지 커넥트를 통해 실제 전시장을 방문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한 라이브 화상 미팅 기능으로 딜러로부터 차량 설명을 들을 수 있고, 궁금한 점은 즉시 문의할 수 있다. 핀테크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계약 체결과 금융 상품 상담도 제공한다.

기아 가상현실(VR) 전시장 화면.
기아 가상현실(VR) 전시장 화면.

다자간 소통이 가능한 점도 주목된다. 상담을 신청한 고객 외에 다른 지역에 있는 가족을 영상으로 함께 연결, 딜러에게 동시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차량 구매에 가족 의견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점에서 착안한 기능이다.

모바일 앱을 이용해 제품 브로슈어나 가격표 등도 공유할 수 있다. 영상 공유를 통해 실제 전시장을 방문한 것처럼 차량을 살펴볼 수 있는 360도 가상현실(VR) 기능도 제공한다. 고객은 기아 인도법인 웹사이트나 디지 커넥트 앱에서 원하는 날짜와 시간(10시~17시)을 선택하면 딜러와의 화상 상담 일정을 예약할 수 있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기아 셀토스.
가상현실(VR)로 구현한 기아 셀토스.

기아가 디지 커넥트를 인도에 처음 도입한 이유는 현지 시장 후발 주자로서 입지를 빠르게 확대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지난 2019년 12월 연산 30만대 규모의 인도공장을 세운 기아는 지난해 셀토스를 시작으로 현지 전략형 신차 쏘넷을 투입하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아는 시장 진출과 동시에 모바일 앱을 통한 시승 제공, 챗봇 고객 상담 서비스 등을 선보이는 등 후발 주자로서 부족한 판매망을 극복하기 위한 디지털 판촉 전략을 추진해 왔다. 기아는 인도 진출 첫해인 2019년 인도 160개 도시에 265개 판매망을 구축했고, 지난해 50여개 거점을 추가로 확보했다.

기아 인도공장 전경.
기아 인도공장 전경.

특히 코로나19 이후 큰 비용을 투자해야 하는 오프라인 거점 확대보다 온라인 플랫폼 고도화가 실효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기아는 지난해 '어드밴스드 픽업 앤 드롭 서비스'를 선보이며 고객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고객이 앱을 통해 차량 서비스 입고 예약부터 입고·수리·인도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고객 친화형 프로그램이다.

기아는 디지 커넥트 개념을 확장한 모빌리티 서비스 출시도 검토하고 있다. 인도 1위 차량 호출 서비스(카헤일링) 업체인 '올라'에 6000만달러를 투자한 기아는 온디맨드 시승, 차량 구독 서비스 등 모빌리티 서비스를 새롭게 선보인다는 방침도 세웠다.

정치연기자 chiyeo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