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 넘어 리빙·식품에 부동산 개발까지...패션업계 사업 다각화 박차

LF, 데이터센터 사업 투자 적극 나서
쌍방울 '이스타항공' 인수전 참전 눈길
에프앤에프 등 벤처투자·헬스케어 진출

패션업계가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장기 불황에 지난해 코로나19 직격탄까지 맞으면서 새 먹거리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주력 사업인 패션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화장품부터 최근엔 금융 투자나 부동산 개발, 디지털 콘텐츠까지 사업 경계가 없다.

LF가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선보인 LF몰스토어.
LF가 온·오프라인을 결합해 선보인 LF몰스토어.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LF는 데이터센터 개발을 위한 부동산개발 계열사 케이스퀘어데이터센터PFV 주식 370만주를 370억원에 취득했다. LF가 취득한 지분율은 82.22%다. 나머지 주식은 계열사인 코람코자산신탁(8.89%)과 코람코자산운용(8.89%)이 절반씩 가져갔다.

LF는 데이터센터 개발산업을 미래 먹거리로 낙점하고 투자를 위한 현금출자에 나섰다. 부동산 신탁 계열사인 코람코자산신탁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앞서 LF는 지난해 6월 현재 물류센터로 운영 중인 자산을 상온 및 저온 복합 물류센터로 재건축하는 사업에도 399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오는 2023년 4월부터 운영을 개시할 예정인 LF안양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7층 규모로 연면적은 3만3691.95㎡(1만191.81평)이다.

LF 관계자는 “가산 데이터센터 투자는 사업 다각화 영역 중 하나이며 아직 사업 초기 단계라 구체적인 일정이나 방향성에 대해 정해진 것은 없다”면서 “안양 포크랩 개발 사업과 같이 향후 수요가 높아지는 영역이라 판단해 투자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LF는 2014년 사명을 LG패션에서 LF로 바꾼 뒤 생활문화기업을 목표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미 식품, 식자재 유통, 부동산신탁, 리조트 등 영역에 진출했다. 올 1분기 기준 45개의 비상장 계열사를 보유하고 있으며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동안 LF가 진행한 인수·합병(M&A)은 10건에 달한다.

속옷 회사로 유명한 쌍방울과 비비안을 운영 중인 쌍방울그룹도 영역을 넘나드는 사업 진출로 유명하다.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업계 주목을 받기도 했다.

쌍방울 관계사인 비비안은 지난해 도서출판, 휴게소 운영, 바이오, 캠핑카 등 76개 사업목적을 신규 추가했다. 새 먹거리를 위한 조직개편도 진행했다. 작년 온라인사업부와 신규사업부를 신설하고 새 영역 확대 의지를 보였다.

비비안은 지난해 575억원을 들여 소프트웨어 유통업체인 인피니티엔티(구 포비스티앤씨)를 인수했다. 인피니티엔티는 어도비시스템즈 국내 총판권을 갖고 있는 디모아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고 VR(가상현실)·AR(증강현실), 메타버스 사업을 주력으로 맡고 있다.

에프앤에프와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각각 벤처투자·기타금융 투자업과 헬스케어 산업에 진출을 예고했다. 에프앤에프는 지난 달 투자사인 에프앤에프홀딩스와 사업 전문 신설법인 에프앤에프를 인적 분할했다. 에프앤에프홀딩스는 자회사 관리 및 신규사업투자 등 전반적인 투자사업부문 총괄을 맡는다.

'젝시믹스'로 유명한 브랜드엑스코퍼레이션은 연내 헬스케어 플랫폼 '국민피티'를 론칭하고 IT와 연계한 사업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인수·합병 등 방안도 고려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패션산업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고가 명품과 SPA 브랜드로 쏠림이 커지면서 중저가 브랜드들이 살아남기 힘든 구조가 됐다”면서 “이에 국내 패션업체들이 새 비즈니스에서 돌파구를 찾고 중장기 성장 관점에서 사업다각화를 꾀한다”고 말했다.

박효주기자 phj20@etnews.com